김 추기경 선종 사흘째… 새벽4시부터 빈소 조문 행렬

김 추기경 선종 사흘째… 새벽4시부터 빈소 조문 행렬

기사승인 2009-02-18 23:10:01


[쿠키 사회]
김수환 추기경 선종 사흘째인 18일에도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15만여명에 이르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성전을 공개하는 시간은 오전 6시부터였지만 새벽 4시부터 1000여명이 성당 앞에서 기다렸다. 조문 행렬은 빈소가 폐쇄되는 자정에 이르러서도 남산 1호 터널로 이어지는 대로변까지 늘어섰다. 기다리는 시간만 4시간이 훌쩍 넘었다. 나이 지긋한 노인부터 엄마 품에 안긴 아이까지 세대를 초월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오후 1시30분쯤 장례위 부위원장인 염수정 수석주교의 안내로 조문을 마친 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 바쳐 사랑한 위대한 주님의 사도였는데 이제 떠나셔서 마음이 허망하다"고 애도했다. 조 목사는 "평소 교파는 다르지만 존경했다"면서 "우리가 못할 말을 시원하게 표현하셨는데 이제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할지 마음이 슬플 따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앞서 오전 11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빈소에 나타났을 때는 묘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1분여 조문한 전 전 대통령은 "김 추기경과 악연을 말해 달라"는 질문이 쏟아지자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김 추기경은 평소 가장 가슴 아팠던 일로 '광주의 5월'을 꼽았다. 1979년 신군부가 12·12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자 거침없이 비판했다. 80년 5월23일 김 추기경은 광주대교구장이었던 윤공희 대주교에게 급하게 쓴 듯한 편지와 100만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 돈은 부상자 치료와 구속자 영치금으로 쓰였다. 당시는 시민군과 계엄군이 총격전을 벌인 직후로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는 위험한 일이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노신영 한명숙 전 총리,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삼성 임원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사장단 등도 명동성당을 찾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y27k@kmib.co.kr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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