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비웃듯…모조지폐 쓰고 다니는 납치범

경찰 비웃듯…모조지폐 쓰고 다니는 납치범

기사승인 2009-02-26 16:58:02

[쿠키 사회] 도주 중인 제과점 여주인 납치범이 모조지폐를 1만원씩 낱개로 사용하며 경찰의 허를 찌르고 있다. 경찰은 소액으로 나눠 쓰리라고는 예상조차 못했다. 모조지폐가 소액으로 나뉜 채 상당량 유통돼 전국으로 퍼져나갔을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현상수배된 정승희(32)는 지난 17일 모조지폐 700만원으로 오토바이를 구입한 것을 빼고는 모두 1만원씩 사용했다. 정씨는 포장마차, 복권방 등 모조지폐 여부를 확인하는데 허술한 장소를 골랐다.

지난 21일 종로3가 복권방에서는 복권 1000원어치를 사고 9000원을 거슬러 받기까지 했다. 오토바이를 도피용으로 구입했다는 경찰 추정과는 달리 400만원을 받고 되팔아 도피자금을 확보하는 지능적 모습도 보였다.

서울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모조지폐를 쓸 줄은 몰랐다. 겁이 없거나 지능적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진폐와 섞어서 사용하거나 모조지폐만 1장씩 쓸 경우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시중에 유통된 모조지폐가 경찰이 확인한 712장 외에 더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22일 망우동 수퍼마켓에서 모조지폐 1만원을 쓴 사람은 20대 남자였다. 정씨 지인이 아니라면 유통된 모조지폐를 진짜 돈으로 착각해 사용했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주로 머물렀던 구로·금천구 일대에 수사력을 집중했는데 정작 모조지폐를 강남·종로·중랑구에서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을 벗어나 경기 북부나 서남부 지역으로 숨어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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