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올해 12세인 신정한군은 최근 한 방송사의 퀴즈 프로그램에서 최연소 우승했다. 시사, 역사, 국제분쟁 등 다양한 분야의 박학한 지식으로 어른 경쟁자를 모두 물리치고 4100만원의 상금을 탔다. 신군은 국제법상 국가의 주체로서 인정받지 못한 미승인 국가들의 이름을 줄줄 말하는 가하면, 4년 전에 적은 일기 내용도 술술 떠올리는 등 놀라운 기억력을 갖고 있다.
유치원생 부모인 채수연(가명·30대)씨는 최근 들어 갑자기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낀다. 냉장고 문을 열고 무엇을 꺼내려 했는지 까먹는 건 부지기수고, 승용차에서 내릴 때 차 문 닫는 것도 잊는다. 얼마 전엔 집의 출입문 비밀번호를 잊어 다른 가족이 올 때까지 두 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다. 혹시 치매 초기는 아닌지 걱정이 된 채씨는 병원을 찾았지만 뇌 영상에서 특이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군과 채씨의 두뇌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신군은 영재이고, 채 씨는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나빠진 것이 원인의 전부일까.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8일 오후 11시10분 ‘당신의 기억력은 무사합니까?’를 통해 기억력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본다. 또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CCTV 관찰과 심리 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최고의 기억력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에란 카츠는 좋은 기억력의 비결은 ‘강력한 동기 부여’라고 설명한다. 구구단을 못 외우는 아이가 공룡, 자동차 이름은 줄줄이 암기할 수 있는 것은 ‘공룡을 좋아한다’는 동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핀란드의 한 연구진은 수년간의 임상 실험을 통해 근무시간이 길어지면 치매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리고 이들 모두 가장 좋은 기억력 증강 법으로 일기 쓰기를 꼽았다. 쏟아지는 정보에 떠밀려 가지 말고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를 돌이켜 보며 좋았던 일을 곱씹고 반성을 하다 보면, 기억해야 할 우선순위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는 설명이다.
제작진은 “대학병원의 기억력 클리닉에는 치매를 걱정하는 노년층 외에도, 30∼40대 중년층 내원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좋은 기억력을 갖기 위한 실천 가능한 방법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