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손가락 하나로 드라마의 운명을 좌우(?)하는 연기자가 있다.
중견 배우 장용이 그 주인공.

장용은 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 연출 김형식)에서 주인공 초인(소지섭)과 선우(신현준) 형제의 아버지이며 보성대학병원 원장인 이종민 역을 맡고 있다.

이원장은 극중에서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다. 그의 연기가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한마디 대사나 동작도 없이 오로지 왼손 검지 하나만으로 드라마의 반전 포인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모든 비밀의 열쇠가 그의 손가락에 달려 있는 것이다.

초인은 어느 날 아버지의 손가락이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하곤 ‘대화’를 시도했다. ‘긍정’이면 손가락을 한번, ‘부정’이면 두번 까닥이는 방식이었다. 나중에 선우도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아버지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죄악이 드러날까 두려워하던 선우는 반격의 증거를 찾았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원장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단순근육경련인 것처럼 위장해 또 한번 사건을 뒤집어 버렸다. 이원장이 선우 앞에서 손가락을 움직인 것은 고도의 계산된 전략일 것이라는 추리가 가능하다.

시청자들은 장용의 ‘침묵 연기’에 대해 ‘손가락 투혼’이라고 부른다. 또 손가락 하나로 일목요연하게 가르쳐준다는 뜻에서 ‘원 포인트 레슨’이라고 표현했다. 장용의 연기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황용희 연예전문기자 zoneheey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