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레바논 총선…헤즈볼라 집권 관심사

7일 레바논 총선…헤즈볼라 집권 관심사

기사승인 2009-06-05 17:24:01
[쿠키 지구촌] 중동 평화의 바로미터가 될 레바논 총선이 7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미국의 지지를 받는 여권 그룹 ‘3·14 동맹’과 시아파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축으로 한 ‘3·8 동맹’ 간의 대결로 압축된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이다. 친미성향의 현 연립정부가 총선에서 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레바논 리서치 정보센터와 레바논 통계센터 여론조사 결과 야권이 여권보다 2∼3석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중동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레바논 총선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이 사실상 테러단체로 낙인찍은 헤즈볼라 집권 여부다. 친시리아 시위가 처음으로 열린 날을 따 3·8 동맹으로 불리는 야권 그룹은 헤즈볼라와 나비 베리 국회의장의 아말운동, 기독교계 자유애국운동 등이 연합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의 침공을 레바논 남부에서 저지하는 데 성공한 이후 꾸준히 지지도가 상승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자국군 포로 2명을 구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레바논을 침공했으나 헤즈볼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레바논 남부에서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한 채 철수하는 치욕을 겪었다. 이런 헤즈볼라에 대해 미국 육군대학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에 맞선 다른 어떤 아랍군대보다 강하다고 평가했다.

‘신(神)의 당’이라는 뜻의 헤즈볼라는 이란식 시아파 이슬람공화국을 건설한다는 목표로 1983년에 결성됐다. 항공기 납치와 자살폭탄 공격으로 악명을 떨쳐오다 정계 진출과 주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자선 활동 쪽으로 노선을 전환했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아랍권 6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 받는 지도자로 뽑혔다.

여권의 3·14 동맹은 2005년 2월 시리아의 의존에서 벗어나려 했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의문의 차량폭탄 테러로 숨진 뒤 시리아 주둔군의 철수 운동을 이끌었다. 이 그룹은 같은 해 5월 총선에서 과반인 72석을 얻어 56석에 그친 야권 그룹을 누르고 집권했다. 수니와 드루즈 등 이슬람 정당들과 일부 기독교 정당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이란과 시리아의 후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야권 그룹이 승리하게 되면 이란과 시리아, 레바논으로 이어지는 반달 모양의 반(反)서방 라인이 구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지프 바이든 미 부통령은 총선을 2주 앞둔 지난달 22일 레바논을 방문해 3·14동맹을 우회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헤즈볼라 소속 하산 파드랄라 의원은 “바이든의 방문은 레바논 내정에 개입하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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