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관악산 기상관측소 시민에 개방

우리나라 최초의 관악산 기상관측소 시민에 개방

기사승인 2009-06-23 17:31:02
[쿠키 사회] 23일 오전 10시 서울대 쪽에서 관악산 등반을 시작한 한종분(58·여)씨는 1시간40여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마엔 땀이 맺혔고 숨소리는 거칠었다. 이때 눈에 띈 것은 관악산 정상에 우뚝 솟은 하얀색 둥근 지붕의 건물이었다. 어떤 곳일까 궁금했지만 군인이 지키고 있어 접근은 어려워 보였다. 이 건물은 서울 관악산 레이더 기상관측소였다. 한씨는 운이 좋았다. 이날부터 관측소를 일반에 공개했기 때문. 3층에 있는 대형 안테나를 본 한씨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기상청은 23일부터 등반객들이 자유롭게 견학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관악산 기상관측소 문을 열었다. 관악산 관측소는 1970년 2월 관측을 시작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기상 레이더는 360도 수평 회전하는 안테나로 전자기파를 반복적으로 대기 중에 발사해 구름 속의 비, 눈, 우박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하고 비구름 상태를 관측한다.

기상청 직원 9명은 반경 240㎞ 범위를 관측하는 기상 레이더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출근길은 쉽지 않다. 해발 629m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1㎞ 가량 산길을 걸어야 관측소에 도착한다. 출근차림은 등산복, 등산화다. 10년간 근무한 박현식 부소장은 골절상만 수차례 입었다. 태풍이 오면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됐고 물이 흘러 넘쳤다.

처음으로 외부 손님을 받은 박 부소장은 관측소 개방에 들떠 있었다. 그는 “등산객에게 도움도 주고 기상 업무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관측소는 1층 홍보실에서 기상업무를 알리고 필요할 경우 구급약과 식수도 제공할 계획이다.

관측소를 찾은 주부 김윤순(41)씨는 “관악산에 자주 오르는데 국가기밀 시설인 줄 알았던 곳을 개방해 놀랐다”며 “등산객에게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중요한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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