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69년 적자(嫡子)’들의 성취와 고민

美 ‘1969년 적자(嫡子)’들의 성취와 고민

기사승인 2009-07-27 17:37:01
[쿠키 지구촌]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학 캠퍼스가 백인 일색이던 1969년, 대학들은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을 적극적으로 선발하기 시작했다. 시민운동에 힘입은 대학의 인종차별철폐 정책으로 우수한 소수자들이 대거 아이비리그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 후 40년이 지난 2009년, 미국은 이 정책 수혜자인 소수계 출신의 새로운 엘리트들을 대거 배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내 미셸, 에릭 홀더 법무장관,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후보, 발레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은 69년 이후 명문대에 입학해 흑인과 히스패닉계로 미국을 이끄는 지위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백인사회를 경험하면서 사상과 가치를 흡수했고, 인종의 벽을 넘어 사회적으로 성공함으로써 다음 세대를 위한 길도 닦았다.

그러나 ‘1969년 적자(嫡子)들’의 행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최근 흑인이라는 이유로 자택에서 체포된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 하버드대 교수 사건을 계기로 이들의 뿌리 깊은 피해의식과 고민이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사회 지도층으로 성장한 뉴엘리트의 지위는 여전히 복잡하고 모호하며 상처받기 쉽다는 것이다. 유명 대학을 졸업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종적 배경 때문에 소수계의 특성도 공유하는 이중 의식을 지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마저 게이츠 교수 사건에 대해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백인 경찰을 폄하하면서 이중의식을 드러냈다. 비난 여론이 일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 사건이 교훈적인 순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NYT는 오바마의 발언은 미국 흑인들이 갖고 있는 경찰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사회에서 최고 지위에 오른 엘리트조차 자신들의 입지를 취약하게 여기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