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고문,이란 사태 새 국면…손톱 뽑고 변기 핥게 해

잔혹한 고문,이란 사태 새 국면…손톱 뽑고 변기 핥게 해

기사승인 2009-07-29 17:39:00
[쿠키 지구촌] 반정부 시위 수감자들에 대한 혹독한 고문 실태가 드러나면서 이란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교도관과 경찰이 수감자의 손톱을 뽑거나 더러운 변기를 강제로 핥게 하는 등 비인간적인 고문을 자행했으며, 감옥에서 맞아 숨진 희생자들도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수감됐다 풀려난 시위대나 가족, 친지들이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6·12 대선 당시 또 다른 보수파 후보였던 모흐센 레자이의 비서관 아들도 포함돼 있어 보수진영에서조차 현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감자들은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서 있었다. 교도관이 방 안으로 들어와서 전구를 깨버리자, 칠흑 같은 어둠이 덮쳤다. 교도관은 암흑 속에서 무작위로 우리를 폭행하기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이면 최소한 4명이 죽어있었다.”

경찰은 수감자를 경찰서 화장실 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목을 밟고 욕설을 하면서 수감자에게 수세식 변기를 핥도록 했다. 한 여성은 고문관에게 머리카락을 뽑히면서 유력 정치인과 성관계를 가졌음을 자백하라고 강요당했다. 그녀는 풀려나면서 다른 이들처럼 부당한 대우가 없었다는 서명도 해야 했다.

웹사이트(roozonline.com/gooya.com)에는 고문 실태뿐 아니라 사망자 사진과 동영상도 올라와 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 대선 이후 강경 시위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20명이라고 발표했으나, 개혁파 진영은 사망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고문이 자행된 감옥 한 곳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개혁파에 대한 화해 제스처로 수감자 140명을 석방했다. 그러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파 지도자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는 30일 반정부 시위 희생자를 위한 대규모 추모식을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은 반정부 시위의 촉매제가 된 네다 아그하 솔탄이 사망한 지 40일이 되는 날로 이슬람 장례 풍습상 중요한 의식이 치러진다. 개혁파는 정부의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공개 추모식을 강행할 태세여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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