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하는 이종철 전통문화학교장 “국립전통문화학교 법안 부결 아쉬워”

정년퇴임하는 이종철 전통문화학교장 “국립전통문화학교 법안 부결 아쉬워”

기사승인 2009-08-18 17:35:01

[쿠키 문화] 이종철(65)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사진)이 41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정년 퇴직한다. 이 총장은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 한국민속관(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신) 학예연구사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여러 박물관을 거쳤다가 86년 국립민속박물관장으로 부임한 뒤 잠시 국립전주박물관장 등으로 ‘외도’를 하다 98년부터 5년간 민속박물관장을 다시 맡았다.

이 총장은 18일 전화통화에서 “국립민속박물관에만 20년 정도 있었는데 2001년 정월대보름 행사 때 15만명이 몰리고, 연 관람객 20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웠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해 청와대 측에서 경호상의 이유로 관객들을 내보낼 것을 요구했지만 ‘축제에 오신 분들을 가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막았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 총장은 “미국 프랑스 등 강대국 중심 교류에서 벗어나 멕시코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 한국의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민속박물관을 만든 일도 뜻깊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3년 9월, 박물관을 떠나 문화재청 산하 4년제 대학인 충남 부여 소재 한국전통문화학교의 2대 총장으로 변신했다. 이곳에서도 사관학교식 교육방침으로 문화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힘썼다.

이 총장은 “대학원을 설치하기 위해 국립전통문화학교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2007년 11월 국회에서 부결되고 말았다”면서 “전통문화가 중요하다면서 대통령령에 ‘각종학교’로 묶어 대학 명칭을 못 쓰게 하고 대학원을 못 두게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퇴임 후 서울 사당동 자택의 지하 연탄창고를 서재로 고쳐 한국민속학 종교민속학 등에 관한 글을 쓰는 데 매진할 계획이다. “10년 계획으로 연구와 저술만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공직에 있으면서 국민에게 진 빚을 책으로 갚아야죠.”

이 총장은 오는 25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퇴임식과 함께 그간의 연구성과와 생각을 모은 ‘문화의 옛길을 걸으며’ ‘한국민속신앙의 탐구’ ‘인간의 달력, 신의 축제’ 등 3권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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