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안 발의 양 늘고 질 떨어져”… 의원 실적 부풀리기용 지적

“국회 법안 발의 양 늘고 질 떨어져”… 의원 실적 부풀리기용 지적

기사승인 2009-09-16 17:21:00
[쿠키 사회] 지난해 10월 한나라당 홍준표 임태희 주호영 의원은 ‘영업주 책임주의에 관한 양벌 규정’(종업원이 과실을 저질렀을 때 기업주도 함께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각종 법률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법안 361개를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규제개혁특위로 넘어간 뒤 야당의 반발로 일괄 철회됐다. 이후 특위 간사인 이명수(자유선진당), 김종률(민주당), 진수희(한나라당) 의원과 위원장인 정진석(한나라당) 의원은 이들 법안을 재발의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6일 발표한 ‘18대 국회 1년, 국회의원 법안발의 및 가결분석 평가 결과’를 보면 지난 1년간 18대 국회의 법안 발의 건수는 17대 국회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가결률은 현저히 낮았다.

경실련에 따르면 1년간 18대 의원의 법안 발의 건수는 철회 법안(413건)을 제외하고 4186건이다. 17대 국회 4년 동안의 발의 건수 5728건(위원장 발의 건수 제외)의 73%에 달한다.

그러나 법안 가결률은 4.85%(203건)로 17대 국회 가결률 21.14%보다 낮았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 291명 중 한 건 이상 가결시킨 의원은 96명(32.99%)에 불과했다. 철회율은 8.98%(413건)로 17대 국회 철회율 1.35%보다 늘었다. 경실련은 “발의 건수에 비해 가결 실적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을 보면 의원의 실적 부풀리기용 법안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법안 발의 건수가 양적으로 증가한 데는 동일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 법안을 1∼2개 조항만 고쳐 여러 건으로 제출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같은 법안을 내용만 달리해 제출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경실련은 국무위원 겸직이거나 재보궐 선거로 뒤늦게 국회에 입성한 의원을 제외하고 18대 국회에서 한 건도 법안을 발의하지 않은 한나라당 이상득, 정의화, 현경병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영애, 조순형 의원의 명단도 공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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