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2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서구 일제 비난

이란 제2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서구 일제 비난

기사승인 2009-09-26 00:23:00
[쿠키 지구촌] 이란이 자국 내 제2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마크 비드리케어 대변인은 “이란이 지난 21일 실험용 수준의 새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미국 등 서구 정상들은 일제히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란 핵시설 전면공개해야=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들은 제2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존재한다고 공개한 이란에 대해 비밀 핵시설을 IAEA 시찰관들에게 전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란은 모든 나라들이 준수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있다”며 “이는 이란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IAEA 관련 조항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의지가 여전히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이란은 오는 12월까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규정을 준수하든지, 제재를 받든지 해야 한다”라고 구체적인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제시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이란에 대해 계속 속임수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왜 자진신고했나=이란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 앞으로 서신을 보내 기존에 알려진 나탄즈 지역 외에 ‘새 시험용 우라늄 농축시설’이 건설되고 있음을 자진신고 했다. 이는 미국 등 서방이 이 시설의 존재를 확인하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백악관 고위관리는 AP통신에 이란이 그동안 이 시설을 숨겨왔으나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시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공개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 연구원은 “이란은 미국과 다른 주요국이 비밀 핵 시설의 존재를 파악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IAEA에 자진신고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핵 보유력과 전망=IAEA가 8월에 내놓은 보고서에는 이란이 1400㎏의 저농축 우라늄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들 저농축 우라늄을 고농축 우라늄으로 전환, 핵폭탄 1기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다음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등 주요 6개국과 핵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 회담에서 미국과 이란은 30년 만에 직접 대면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자진 신고로 핵 협상에 적잖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이란의 사이드 잘릴리 핵협상 대표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30년 동안 제재를 받으며 살아왔고, 그들은 이란과 같은 위대한 나라를 무릎꿇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를 겁주려
하지만, 반대로 우리는 새로운 제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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