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추석 아침 용산 참사 현장 방문

정운찬 총리,추석 아침 용산 참사 현장 방문

기사승인 2009-10-03 11:25:00
[쿠키 사회]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가 추석명절 아침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정 총리는 3일 오전 9시 서울 한강로 남일당 건물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너무나 안타깝다. 그동안 겪었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제가 어찌 헤아릴 수 있겠냐”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조문을 마친 정 총리는 영정 왼편에 다섯 명의 용산참사 유가족을 마주보고 앉아 “감정이 북받쳐서 제대로 말씀을 못 드릴 것 같아 어제밤 썼다”며 준비된 원고를 읽었다.

이어 정 총리는 “용산 사고는 그 원인이 어디 있든지 간에,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참으로 불행한 사태”라며 “250일이 넘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연인으로서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 문제를 비롯하여 사태를 하루 빨리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원고를 읽은 뒤 유가족과 대화를 나눈 정 총리는 “총리에 취임한 그 날이라도 오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불가피한 일정들이 있어서 이제야 뵙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이번 참사는 원인이 어디에 있든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있어서는 안될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희생자 유가족의 고통과 아픔을 생각하면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심정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냐”면서 “저의 방문이 그동안 가슴 속에 쌓인 응어리를 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족들은 “밥 한술 떠먹을 힘도 없지만 정 총리가 오셔서 위로가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사태 해결 방안과 관련해 정 총리는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면서 “(정부는) 당사자간 원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총리는 “저 역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 서민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유족들께서 저를 믿고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당부했다.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뜨던 정 총리는 고(故) 이성수씨의 부인인 권명숙씨가 “13일 군대에 입대하는 아들이 있다”면서 “입대 전에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고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며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13일에 가느냐”며 권씨 아들의 등을 토닥거리기도 했다.

이날 개천절 경축식 참석에 앞서 현장에 온 정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용산 현장을 방문하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또 유족들과 30여 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때때로 눈시울을 붉혀 눈길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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