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그룹 소녀시대가 일본 열도에 상륙했다. 소녀시대는 지난 25일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Ariake Colosseum)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일본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보아와 동방신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히트곡 총망라한 쇼케이스=소녀시대는 총 3회에 걸쳐 열린 쇼케이스에서 일본 데뷔 싱글인 ‘지니’(Genie)를 비롯해 ‘오’(Oh!)와 ‘런 데빌 런’(Run Devil Run), ‘다시 만난 세계’, ‘지’(Gee) 등 총 5곡을 소화했다. 보통 1~2회 공연으로 그치는 쇼케이스를 3회에 걸쳐 진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일본 팬들의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자, 국내 히트곡을 총망라해 세를 과시하는 일종의 기선 제압 성격이 짙다.
일본 유력 주간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공연에서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 낸 곡은 ‘지니’와 ‘지’였다”며 “한국 팬들의 응원 구호를 그대로 재현할 정도로 현장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소녀시대의 일본 데뷔 싱글로 낙점된 ‘지니’는 지난해 6월 미니 앨범 타이틀 곡 ‘소원을 말해봐’의 일본어 버전이다. 국내서는 앨범 재킷 왜색 논란에 휘말려 다소 빛을 잃었지만 ‘다시 만난 세계’와 더불어 소녀시대 골수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곡이다. 빠른 리듬과 역동적인 비트 속에 섹시하면서도 통일된 군무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일본 데뷔 싱글로 적격이라는 평가다.
△아시아 최고 걸 그룹 왔다=일본 현지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다. 소녀시대가 입국한 23일 하네다 공항에는 1000여명의 팬이 운집했다. 공연 2시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룬 쇼케이스는 무려 2만 명이 참석했고 후지TV, NHK, TV아사히, 니혼TV, TBS, 요미우리, 아사히, 산케이스포츠, 주니치스포스포츠, 오리콘, HMV 등 현지 언론 및 음반 관계자 1000여명이 소녀시대의 첫 무대를 지켜봤다. NHK는 25일 정규 뉴스에서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을 보도했고, 대다수 일간지가 쇼케이스 소식을 전했다.
전체적으로 한국 그룹 한 팀에 대한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최고의 걸 그룹이 열도에 상륙했다는 반응이다. 아시아 전역에서 각종 차트를 석권하고 있을 정도로 소녀시대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큰 무기가 됐다. 같은 소속사 보아와 동방신기로 인해 알게 됐다는 이가 많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이미 소녀시대 매력에 빠진 팬들도 적지 않다. 일본 아이돌 그룹에 비해 서구적인 외모를 가졌다는 점이 크게 어필하고 있고 열정적인 안무 속에서도 안정적인 가창력에 놀라고 있다. 소속사의 치열한 경쟁과 연습을 이겨냈다는 사실도 부각되고 있다.
쇼케이스를 찾은 팬들 대부분이 10-20대 여성인 점도 이채롭다. 보아의 경우도 초기 여성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성 팬들은 가수의 음악은 물론, 외모와 패션에 대한 동경을 표시하기 마련이다. 남성 팬들에 비해 이탈 심리도 적다. 일단 안정된 팬덤을 미리 확보한 셈이다.
SM은 현재 일본 주력 부대인 동방신기를 잃은 상태다. 보아는 여전히 최정상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서서히 하향세로 들어서고 있다. SM이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다행히 현지 분위기는 좋다. 일본 매체 한 관계자는 “오리콘 차트가 들썩일 일만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