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20세기 초 미국의 빈민가를 촬영한 한 장의 사진이 최근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한 켠에 한 아이가 마치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찍혀있기 때문인데, 인터넷 호사가들은 ‘시간 여행자(Time Traveller)’라는 이름을 붙여 해당 사진을 여기저기 퍼 나르고 있다.
18일 ‘리트로넛(Retronaut)’ 등 유명 블로그마다에는 ‘1911년, 휴대전화 문자 보내는 소년(Boy texting in 1911)’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높은 조횟수를 기록했다.
글에는 교사이자 사진가인 루이스 하인스가 1911년 미국의 빈민가를 촬영한 흑백 사진(사진 1)이 첨부돼 있다. 하인스는 교육의 필요성과 노동 환경 개선을 주장하기 위해 평생 노동 현장에 내몰린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남긴 행동가였다.
사진은 한 마을의 공장 앞에서 모두 11명의 아이들을 단체로 찍은 것으로 언뜻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사진의 오른편에 있는 한 아이를 보면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유일하게 카메라를 응시하지 않는 이 소년은 나무 기둥에 기댄 채 다리를 꼬고 서있다.(사진 1-1)
사진을 본 다수의 블로거들은 “영락없이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휴대전화가 없는 시대인 만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타임 트래블러가 아니라는 증거가 없으니 정확한 진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타임 트래블러’라는 제목의 사진이 나돈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캐나다 정부 관련 사이트에 오른 한 장의 사진(사진 2)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다. 1940년대 찍힌 것으로 알려진 사진에는 주위의 사람들과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색다른 복장을 한 남성이 손에 소형 카메라를 들고 있다. 가슴팍에 ‘M’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이 남성의 정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도 찰리 채플린이 1928년 찍은 영화 ‘서커스’에서 타임 트래블러로 추정되는 장면(사진 3)이 등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인터넷이 술렁이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영화제작자인 조지 클라크씨는 ‘서커스’의 첫 신을 자세히 보면 검은 망토와 검은 모자를 착용한 한 중년 여성이 휴대전화를 들고 누군가 통화를 하며 거리를 지나가는 장면(사진 3-1)이 뚜렷하게 나온다며 관련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현재까지 무려 570여만건의 조횟수를 기록하는 등 끊임없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