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죽음 안이할까…의사드라마 신경

환자 죽음 안이할까…의사드라마 신경

기사승인 2012-07-27 14:51:00

응급의료법 앞두고 ‘골든타임’서 전하는 병원 현실 ’명암’



[쿠키 건강] MBC드라마 ‘골든타임’에서 방영된 중증응급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4일 방영된 골든타임에서는 트럭에 치여 온몸의 뼈가 산산조각나고 목에 파편까지 박혀 생명이 위태로운 17세 여자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실려오는 장면이 방영됐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준 것은 어린 환자의 참혹한 모습만이 아니었다.

정작 충격을 준 것은 한시라도 빨리 수술을 해야하는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태도로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아니면 자기 전공이 아니거나 다른 회진을 하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환자를 태연히 돌려보낸 의사들의 모습들.

결국 17세 밖에 안된 어린 소녀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중 사망하고 말았다.

극중 수술할 의사를 찾느라 여기저기 동분서주했던 인턴 이민우(이선균 분)는 그런 중견 의사들의 모습과 함께 소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사건의 원인도 조직의 원리와 자신의 편의만 우선으로 생각했던 의사들 때문이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극중 어려운 중증외상환자의 응급수술도 마다하지 않고 의사의 본분에 충실했던 외과전문의 최인혁(이성민 분)을 의사들이 단합하여 병원내부의 규칙을 어겼다는 명목상 이유로 내쫓는 장면이 방영됐다. 최인혁이 가진 의사로서의 높은 책임감과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역이용해 도리어 병원의 규칙까지 위반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기적이고 후안무치한 의사들의 꼼수였던 것.

제대로 환자를 돌볼 생각을 하지 않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혈안이 됐을 뿐만 아니라 열심히 환자를 돌보느라 고군분투하는 동료의사마저 병원에서 내쫓아버려 결국 씻을 수 없는 비극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

골든타임을 즐겨 시청한다는 한 30대 여성시청자는 “예전에 우리 아버지도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갔던 적이 있는데 그 위급한 상황에 서로 바쁘다며 눈하나 깜짝이지 않고 태연히 자기업무만 보는 의사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속 응급실 의사들의 모습이 현실과 아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병원의 응급실은 드라마에서 묘사된 것처럼 의사들이 과다한 업무로 피로가 쌓여 제대로 응급환자들을 돌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알려진다.

게다가 오는 8월 5일부터 개정된 응급의료법까지 시행된다면 안그래도 과다한 업무로 응급진료에 혼선을 빚고 있는 응급실의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전문의 부족에 따른 충원, 인건비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들이 어떻게 응급실에 당직전문의를 배치?운영해 나갈지 의문이다.

전공의들의 경우, 현재도 주당 근로시간이 100시간에 육박하는데 응급실 당직이 늘어날 경우 피로 누적으로 의료 과실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비록 드라마지만 ‘골든타임’은 고발성 짙은 내용 때문인지 시청률 13.6%(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전국 기준)을 기록하는 등 방영 초기보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드라마를 보는 의사들의 입장과 이 드라마가 몰고 올 의사 및 의사사회의 이미지가 어떻게 될지, 눈여겨 볼 대목이며 개정된 응급의료법 시행을 앞두고 실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병원들의 응급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두고 볼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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