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폭행처벌이 전공의 감축? “말도 안돼”

“전공의 폭행처벌이 전공의 감축? “말도 안돼”

기사승인 2012-08-21 10:06:01
“처벌이 아니라 전공의 수련만 더욱 고달프게한 조치”

[쿠키 건강] 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환경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서울시내의 한 수련병원에서 교수가 전공의를 상습폭행해온 것이 드러나고 이에 대한 감독당국의 후속조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I병원 정형외과 A교수가 자기 밑에서 수련 받고 있는 전공의를 환자가 보는 앞에서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있다는 민원이 지난 7월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에 의해 접수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는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결과 A교수는 수 년 동안 상습적으로 전공의들에게 폭행을 일삼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복지부와 병협은 다음 해 이 병원 전공의 인원을 감축시키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 년 동안 전공의들에 대한 폭행이 이루어졌음에도 이에 대한 감독에 소홀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후속조치에 대해 “과연 전공의 감축이 전공의를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공의들이 일부 몰지각한 교수들의 폭언이나 폭행에 시달리는 것도 문제지만, 더 전공의들을 고달프게 하는 것은 주당 최대 10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근무시간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속조치로 전공의를 감축하면, 전공의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전공의들의 근무시간만 연장된다는 현실적 고민을 털어 놓은 것이다.

현재 I병원에는 인턴 28명과 전공의 100여명이 수련·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 게시판에 폭행사건이 일어난 I병원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글쓴이의 게시글이 발견됐다.

글쓴이는 게시글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전공의 복지가 한 단계 향상되어 우리 의국 말고 다른 의국, 다른 병원에서도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고, 레지던트도 한명의 의사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에 충실할 수 있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 생각은 무너지고 말았고 모두들 더욱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며 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전공의의 복지를 묵과한 병원에 대해 ‘전공의 감축’이라는 징계를 내려 전공의 수련환경을 더 악화시키려는 병협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게시글에 따르면 현재 ㅑ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인원은 3명인데, 전공의 감축이 확정되면 전공의는 앞으로 2명만 배당돼 전공의 한명이 맡을 업무량이 더 초과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반면 복지부와 병원협회는 현재 수련병원들의 환경을 개선시킬 목적으로 여러 방안을 연구 중인데 전공의 감축도 그 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어디까지나 피해자가 전공의들인 만큼 현실적으로 전공의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는 다른 방도로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조치를 비판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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