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폭로 파문] 백혜련 “몸통까지 파헤쳐”… 변희재 “정계진출하려고?”

[권은희 폭로 파문] 백혜련 “몸통까지 파헤쳐”… 변희재 “정계진출하려고?”

기사승인 2013-04-21 09:37:00


백혜련 전 검사 “검찰, 지휘고하 막론 몸통까지 파헤쳐야” 직격탄

[쿠키 사회] 대구지검 수석검사 시절 검찰의 중립성 훼손을 비판하며 사표를 던졌던 백혜련 전 검사는 20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경찰의 윗선 개입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지지를 보내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백 전 검사는 이날 ‘[권은희 폭로 파문] 인터넷 서명운동…일선 경찰도 SNS에 “치명타” 우려’란 본보의 쿠키뉴스 기사를 접한 뒤 트위터를 통해 “모두 권은희 과장에게 격려의 메시지를!”이라고 트윗을 날렸다. 한 트윗 이용자가 “검찰에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수뇌부를 질타하며 사표를 제출한 백혜련 검사가 있었다면, 경찰에는 권 과장이 있다. 백 검사는 지키지 못했지만 권 과장은 지켜야 한다”고 호소하고 나온 것에 대한 화답의 성격이었다.

그는 이어 “국정원 댓글 사건에 검찰의 미래가 달려있다”면서 “검찰이 그간 말해왔듯이 경찰보다 독립적이고 자존심 있는 기관이라면 이번이 오히려 실추된 검찰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몸통까지 끝까지 수사하기를” 촉구했다.

권 과장의 폭로 파문은 주말인 이날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서명운동이 전개되는가 하면 일선 경찰 중견 간부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재벌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축소·은혜 등을 지적하며 권 과장의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찰이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백혜련 전 검사는 누구인가

백 전 검사(사법연수원 29기)는 2011년 11월 21일 대구지검 형사3부 검사 시절 검찰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검사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적이 많았다”면서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당시 ‘이젠 떠나려 합니다(사직의 글)’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쩌다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라는 말을 듣게 됐나”라고 개탄하고 “검찰 진정성을 몰라주는 국민, 언론만 탓하기보다, 너무 엄격한 증명으로 무죄를 썼다고 법원을 비판하기보다, 정말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지, 검찰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 흐름에 뒤처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점은 없었는지, 사건처리 공정성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형사부에서 고소사건 수만건을 공정하게 처리해도 국민 이목이 집중된 단 하나의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 못하면 검찰 신뢰는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시 언론과의 통화에서 “2000년 ‘PD수첩’ 수사를 지켜보며 검찰 조직에 회의를 많이 느꼈다. 많은 검사들이 생각하는 이야기지만 조직에 있으면서 하기 어려운 말을 사직서를 내며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 전 검사는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후 지난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 대구지검 김천지청, 수원지검 안산지청,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2010년부터 대구지검에서 일했다.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삼성물산 재개발 비리를 파헤쳐 주목을 받았고 TV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 여검사 역할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백 전 검사는 검찰을 그만둔 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에 입당,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권은희, ‘최초’ 수식어 불구 떠날 각오로 작심 폭로했나

인터넷과 SNS에서 검찰의 백 전 검사와 비교되고 있는 권은희 수사과장은 2000년 43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광주에서 1남 3녀 중 차녀로 태어나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청주에서 개업했다가 4년 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경정 특별채용에 응시,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사법시험 2차를 준비하던 2001년 6월 휴대전화가 고장 나 나흘간 집과 연락이 되지 않자 광주에 사시는 아버님이 걱정이 돼 저를 찾아 신림동 고시촌을 헤매다가 경찰관과 함께 원룸을 방문한 것에 감동을 받아 경찰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서울지역 일선경찰서 제1호 여성 수사과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2007년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 조직 문화는 아직도 딱딱하고 경직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원활한 의사소통에 장애가 되고 있는 현 경찰 조직 문화를 바꿔 소신대로 자유롭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낸 바 있다.

그의 화려한 경력과 국정원 개입 의혹에 대한 경찰 윗선의 개입을 폭로한 점 때문에 벌써 인터넷과 SNS 일각에서는 벌써 백 전 검사와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권 과장이 국정원 수사가 진행중이던 지난 2월 송파경찰서로 전보되면서 양심선언을 고민해왔을 것이고 결국 사표 낼 각오를 하고 작심 발언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권 과장의 거취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오가면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또다른 논쟁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변희재 “백혜련·권은희 같은 정치공작 응징할 특별법 제정해야”

인터넷 보수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지난번 검찰의 백혜련도 그러던데 권은희도 양심선언 비슷(하게)한뒤 민주당에 입당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공직자 양심선언 뒤 정계진출 포기 선언도 함께 하도록 여론을 조성해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차 트윗을 통해 “과거의 백혜련 미래의 권은희처럼 국가 중추기관의 뒤통수를 치고 권력의 한자리를 얻으려는 정치공작을 응징할 수 있는 특별법이라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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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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