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보인다

한국,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보인다

기사승인 2013-06-12 03: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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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대한민국 축구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자책골에 힘입어 1대 0 승리를 거뒀다. 위기의 대한민국 축구를 구한 건 우즈베키스탄의 자책골이었다. 전반 43분 김영권이 우즈베키스탄 중원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골지역 정면에서 자리 잡고 있던 상대 수비수 아크말 쇼라크메도프가 솟구쳤다. 공은 그의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상대의 자책골에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경기장을 메운 5만699명의 관중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4승2무1패(승점 14·골 득실 +7)로 A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는 우즈베키스탄은 3승2무2패(승점 11·골 득실 +1)가 돼 조 3위로 떨어졌다. 12일 이란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4대 0으로 크게 이겼다. 레바논이 이란을 꺾었다면 한국은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이란은 4승1무2패(승점 13·골 득실 +5)로 조 2위로 올라섰다.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한국은 이란과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이란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만일 한국이 이란에 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같은 시간 열리는 최종전에서 카타르에 승리를 거둔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 경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승점이 같아진다. 결국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조 2위를 위한 골 득실을 따지게 되는데, 한국은 골 득실에서 +7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우즈베키스탄은 골 득실이 +1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6골 차의 골 득실이 뒤집어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최강희 감독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 만큼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투톱을 고심하던 최 감독은 ‘톰과 제리’로 불리는 김신욱과 손흥민을 선택했다. 빠른 손흥민의 배후 침투와 장신 김신욱의 제공권 장악에 초점을 맞춰 우즈베키스탄의 밀집수비를 파헤치겠다는 의도였다.

왼쪽 측면에는 이근호가 선발로 나섰고, 반대편에는 이청용이 포진했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가 시작됐다. ‘닥공(닥치고 공격)’ 전술을 들고 나온 한국은 적극적으로 우즈베키스탄 골문을 두드렸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이 이끄는 우즈베키스탄은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가 유력하지만 적극적인 공세로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포백 김치우-곽태휘-김영권-김창수가 버티고 있는 한국 진영을 쉽사리 공략하진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한 ‘독도 세리머니’의 주인공 박종우와 지난 시즌 K리그 신인왕 이명주가 중원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조금씩 주도권을 잡아 나갔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진 못했다. 그라운드가 비에 젖어 유기적인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었다. 전반 18분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김신욱과 손흥민을 거친 패스가 이근호의 발에 걸렸지만 공은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이 슈팅을 신호탄으로 한국의 공격에 시동이 제대로 걸렸다. 이어 전반 43분 김영권의 크로스가 행운의 자책골로 연결되자 한국은 사기충천했다.

후반 들어 다급해진 우즈베키스탄이 공격라인을 끌어올렸다. 우즈베키스탄의 공세가 거칠어졌고, 수세에 몰린 한국은 육탄방어로 맞섰다. 최 감독은 후반 19분 이근호를 빼고 ‘중동 킬러’ 이동국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한국은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게 승리 요인”이라며 “레바논전에서 비기고 오는 바람에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겼다. 상대가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부담감이 더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감독은 손흥민과 김신욱 ‘투톱’에 대해 “두 선수가 훈련과 미팅을 통해 이번 경기를 잘 준비했고, 오늘 활발하게 많이 움직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A매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이명주의 플레이를 칭찬한 뒤 “우리는 선수들의 폭이 넓다. 경쟁체제가 갖춰지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18일 치르는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에 대해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하고,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이란 원정을 가서 푸대접을 받았고 경기장에서 안 좋았던 일도 있었다. 반드시 이란에 아픔을 주고 싶다”고 별렀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한국은 역시 프로페셔널한 팀”이라며 “18일 한국이 이란과의 경기에서 오늘보다 더 잘해 주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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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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