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18일 검찰이 이재현 회장을 횡령·배임·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데 대해 “검찰 수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 들이고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18일 밝혔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지난 1일 구속 수감됐을 때부터 기소를 예상했기 때문에 크게 놀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CJ는 향후 재판과정을 의식한 듯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 역력했다. 별도의 입장도 발표하지 않으며 검찰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CJ 관계자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면서 “검찰 수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재판 과정에서 소명할 부분이 있으면 변호인단이 잘 판단해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재판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 간의 법정싸움이 치열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수사 결과에 대해 일부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CJ는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횡령·배임·탈세 등 당초 알려진 범죄 혐의 외에 다른 폭발력있는 범죄 혐의가 추가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그러나 검찰이 파악한 이 회장의 국내외 비자금이 6200억원 대로, 천문학적인 규모이긴 하지만 수사 결과는 기존 혐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 의혹 등으로 불똥이 튀지 않아 큰 걱정을 던 듯한 반응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 CJ는 그룹의 명운을 걸고 이 회장의 범죄 혐의를 소명해 형량을 최소화 하는데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초호화 변호인단이 이 회장 방어에 나선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변호인단이 이 회장의 병보석을 신청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CJ는 최근 이례적으로 이 회장이 말기 신부전증, 유전질환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병 등을 앓고 있는 사실을 공개해 병보석을 겨냥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다른 CJ 관계자는 “보석 신청 기회는 한 번 밖에 없는 만큼 변호인단이 이 회장의 건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청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