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 여진구 “제 연기 아직 20%는 부족해요”

‘화이’ 여진구 “제 연기 아직 20%는 부족해요”

기사승인 2013-10-08 14:18:01

[쿠키 연예] 강렬하고 도발적인 영화 한 편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바로 9일 개봉하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약칭 ‘화이’)다. 김윤석(45) 조진웅(37) 등 스크린을 주름잡는 배우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과시하는 건 주인공 화이 역을 열연한 아역 배우 여진구(16). 8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여진구를 인터뷰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세간의 격찬에 쑥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화이’에서 보여준 여진구의 연기력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 칭찬을 들으면 정말 고마운 마음 밖에 없다. 하지만 내 연기의 20% 정도는 아쉽다. 감정선이 끊기는 부분들도 있고, 그래서 후회도 많다. 극장에서 관객들과 이 영화를 함께 보게 된다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거 같다. 언젠가는 후회 없는 연기를 보여주는, 그런 영화를 하고 싶다.”

-왜 ‘화이’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건가.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정말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디션을 봤고, 결국엔 화이 역을 연기하게 됐다.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엔 복수와 배신감만으로 연기하면 될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화이는 많은 마음이 얽혀있는 아이였다. 지금도 화이라는 애가 어떤 아이인지 한마디로 정리하지 못하겠다.”

-영화는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2003)로 국내 영화계를 들썩이게 만든 장준환(43)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감독에 대한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나.

“몰랐다. ‘지구를 지켜라’가 당시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고 해서 찾아보고 싶었는데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여서 볼 수 없었다(웃음).”

-김윤석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김윤석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땐 긴장을 많이 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 연기할 때의 냉철한 눈빛 때문이다. 하지만 호흡을 맞추면서 느낀 건 상대배우까지 연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대단하다는 거였다. 다른 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를 하며 상대 배우까지 이끌어가는 일종의 ‘리더십’을 배운 거 같다.”

-화이 역이 극도의 슬픔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보니 심적 후유증도 대단했을 거 같은데.

“후유증은 없었다. 촬영 현장이 굉장히 화기애애했다. 워낙 어두운 영화다보니 촬영장 분위기라도 밝게 만들려고 다들 노력했던 거 같다. 영화에 출연하는 ‘아버지들’을 촬영장 벗어나서도 ‘아빠’ ‘아버지’라고 불렀을 만큼 서로 친하게 지냈다.(웃음).”

-연기 하느라 학교(서울 남강고)를 제대로 못 갈 거 같다.

“얼마 전 중간고사를 치르긴 했다. 중학교 땐 벼락치기로 ‘커버’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안 되더라(웃음). 시험을 망쳤다. 과거엔 어른들이 공부 잘하냐고 물으면 ‘중상위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요즘은 ‘저 공부 못해요’라고 대답한다(웃음).”

-연기에만 매진하다보면 학업에 조금 소홀할 수밖에 없는데.

“아직 학생 신분인 만큼 학생이 느낄 수 있는 기분들을 충분히 느껴보고 싶다. 시험을 망쳤을 때의 감정도 지금 아니면 못 느껴보지 않나. 10대만이 쌓을 수 있는 친구들과 추억도 많이 쌓고 싶다. 나의 10대가 이제 3년 밖에 안 남았다는 게 굉장히 아쉽다(웃음).”

-평소의 여진구는 어떤 사람인가.

“밝은 사람이다. 낯가림은 심하지만 친해지면 말이 많아진다. 장난도 심하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처음 낯가리던 시기로 돌아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유명한 배우보다는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배역을 맡으면 나라는 사람이 그 역할 자체가 돼버리는, 그런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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