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 뮤지션’ 나희경 “이제 겨우 ‘한 문장’을 완성한 느낌”

‘보사노바 뮤지션’ 나희경 “이제 겨우 ‘한 문장’을 완성한 느낌”

기사승인 2013-11-17 15:42:00

[쿠키 연예] 싱어송라이터 나희경(26)이 ‘진짜’ 보사노바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처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났던 건 2010년 12월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모던 재즈에 삼바의 풍미가 가미된 보사노바가 처음 탄생한 도시다. 그는 이곳에서 공연을 열고 과거 자신이 발표한 음반을 홍보했다.

그런데 무명 가수이던 그에게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차례로 일어났다. 1950년대에 보사노바를 처음 만든 호베르토 메네스칼 등 현지 1세대 뮤지션들이 그의 음악에 호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나희경의 음반 작업에 참여했고, 당시의 결과물은 이듬해 11월 발매된 나희경의 첫 정규 음반 ‘히나(Heena)’에 고스란히 담겼다. 브라질의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이 참여한 앨범이었다.

브라질의 유명 뮤지션들은 나희경의 2집 ‘업 클로스 투 미(Up Close To Me)’에도 다수 참여했다.
아드리아누 지포니(베이스), 세자 마샤두(드럼)…. 나희경은 지난 7월 다시 브라질로 떠나 두 달간 현지에 머물며 이들과 이 음반을 녹음했고 지난 7일 앨범을 발매했다.

최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나희경은 “이제야 내 음악의 한 문장을 겨우 완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데뷔(2010년 9월)할 때부터 그렸던 그림이 있어요. 우선 브라질로 가서 보사노바를 공부하고 공연을 열고 음반을 내고…. 그때 세운 계획의 한 단락을 끝낸 기분이에요.”

음반엔 타이틀곡 ‘모먼트(Moment)’를 포함해 총 12곡이 담겼다. 나희경은 이들 노래 중 9곡을 직접 썼다. 쌀쌀한 초겨울 바람이 부는 요즘 같은 날씨에 어울리는 따뜻한 음악들이다. 신보는 보사노바에 치중한 전작보다 좀 더 다채로운 색깔을 띤다. 메네스칼과 또 다시 호흡을 맞춘 노래, 브라질 싱어송라이터 오스왈도 몬테네그로와 부른 듀엣곡 등도 들어볼 수 있다.

“이번엔 녹음 일정 외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브라질로 떠났어요. 그런데 많은 걸 경험하게 됐죠. 현지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해 존경했던 현지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을 열었고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어요. 폭풍 같은 시간이었어요. 많은 걸 경험하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도 더 커진 거 같아요.”

그렇다면 브라질 현지 음악인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나희경의 어떤 점에 이끌려 매번 그의 음악 작업을 돕고 있는 걸까. 나희경은 “음색에 대해 칭찬해주는 분들이 많다. 브라질 가수들처럼 리듬도 잘 탄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과 브라질을 오가며 활동하게 될 거 같아요. 여전히 브라질 음악에서 배울 게 많거든요. 다만 브라질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음악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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