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장한 ‘안녕들’ 반박 대자보… 경북대생 “당신들은 틀렸다”

첫 등장한 ‘안녕들’ 반박 대자보… 경북대생 “당신들은 틀렸다”

기사승인 2013-12-15 14:32:00

[쿠키 사회]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들이 대학가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처음으로 이러한 움직임을 비판하는 반박대자보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을 경북대 경영학부 09학번 박모씨라고 밝힌 한 학생은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대자보를 15일 경북대 교내에 붙였다.

박씨는 먼저 “철도노조파업을 반대하고, 밀양 송전탑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면 깨어있지 못한 대학생 취급을 받는다”며 “사회문제 충분히 관심 많다. 그런데 그것이 옳지 못한데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종북세력에게 종북세력이라 말하면 일베충으로 몰리고 북한과 김정은을 비판하면 국정원 알바라고 한다”면서 “국정원이 공무원 신분으로 댓글을 단 것은 분명 잘못이지만 전공노와 전교조도 (대선 당시) 문재인을 지지하는 댓글을 남기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박씨는 국정원을 해체하자는 주장에 대해 “국정원이 없어지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느냐. 우리의 주적 북한이다”라고 적은 후 “일부 사람들이 유신 시절로 돌아갔다, 혹은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말하는데 당신들이 대공분실로 끌려가지 않은 채 폭정이라고 떠들 수 있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증거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박씨는 철도노조파업에 대해서도 “정부가 법으로 규정해 철도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왜 믿지 못하느냐”면서 “정부가 A라고 말하는데 당신들은 ‘절대 A가 아니고 B야’라고 꼬리물기 식으로 우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철도노조의) 민영화(저지 구호)는 명목일 뿐 뒤에서는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당신들은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거라고 항상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당신들은 다른 게 아니고 틀린 것이다. 저는 이런 현실에 안녕치 못 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 글을 가장 먼저 접한 일베 회원들은 “역시 경북대의 클라스(수준)는 다르네”, “멋지다”, “실명 밝히면 좌좀들한테 테러 당하니까 저게 최선”, “글 잘 쓴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오늘의 유머, SLR클럽, 클리앙 등 진보성향의 커뮤니티에는 현재 반박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익명의 대자보는 비웃음만 살뿐”, “경북대 학생 맞는지 의심스럽다”, “대공분실로 끌려가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했네”, “그래도 찢는 것보단 훨씬 나은 행동” 등의 댓글을 달며 일베 회원이 남긴 글로 추측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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