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객 2억 돌파 임박…‘극장 나들이’ 일상이 되다

영화 관객 2억 돌파 임박…‘극장 나들이’ 일상이 되다

기사승인 2013-12-16 10:00:01

[쿠키 연예] 올해 영화 관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 기준으로 한 사람이 올해에만 영화 4편을 관람한 셈이다. 이 같은 수치는 ‘극장 나들이’가 우리 사회에 여가를 즐기는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 돼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까지 영화 관객 수는 1억9932만8299명에 달한다. 지난해 기록은 1억9489만587명이었다. 하루 평균 50만~60만명이 영화관을 찾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평일을 기준으로 20만~30만명이 극장을 찾는 점을 감안하면 주중에 관객 2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의 힘=‘2억 관객 시대’를 이끈 가장 큰 동력은 한국영화의 선전이었다. 최근 10년간 매년 6000만~9000만명 수준을 오가던 한국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엔 이미 지난달에 지난해 기록(1억1461만3190명)을 넘어섰다. 이날까지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1689만7511명에 달한다. 반면 외국영화는 지난 5년간 매년 7000만~8000만명 수준을 맴돌고 있다. 한국영화와 비교했을 때 외국영화 중엔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화제작도 거의 없었던 편이다.

특히 올해 한국영화가 거둔 성적을 보면 눈길을 끄는 구석이 많다. 우선 500만 관객 이상을 끌어 모은 히트작이 많았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5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늑대소년’ 등 3편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7번방의 선물’ ‘설국열차’ ‘관상’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 등 8편이나 된다. 이는 한국영화가 관객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고 있다는 증거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영화가 전성기를 맞은 건 장르가 다양해지고 작품 수준도 크게 올라갔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역량 있는 신인감독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는 점, 엄청난 자금이 투입된 대작 영화의 제작이 가능해졌다는 점 등도 한국영화 돌풍의 배경으로 꼽힌다.

윤인호 CJ E&M 영화사업부문 팀장은 “(‘왕의 남자’ ‘괴물’ 등이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2006년에 한국영화 붐이 일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만 해도 특정 영화가 잘 되면 이 영화와 유사한 장르의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유행을 타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완성도에서도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접근성도 한몫=영화가 뮤지컬이나 콘서트 등 인접 문화 콘텐츠보다 티켓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도 영화 부흥기를 이끄는 요소다. 뮤지컬이나 콘서트의 티켓 가격은 10만원을 웃도는 경우가 많을 만큼 1만원 안팎인 영화 가격보다 월등히 비싸다. 영화관이 공연장보다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영화관 수는 414곳, 스크린 수는 2496개나 된다.

과거엔 영화 관람을 즐기지 않았던 40~50대 중년층이 최근 들어 ‘영화관 나들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2억 관객 시대’를 설명하는 데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부 과장은 “지금의 40~50대는 1980~90년대에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대중문화가 꽃피던 시기를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며 “이처럼 살아온 배경이 다른 만큼 과거 중년층과 달리 문화 상품, 특히 영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어난 점도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김형호 맥스무비 영화연구소 소장은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혹은 자녀가 부모와 함께 영화관을 찾는 ‘가족 관객’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이 일으킨 돌풍이 이러한 현상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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