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한일전 뒷이야기…“경기 지면 한국 못 들어갈 뻔 했어요”

‘예체능’ 한일전 뒷이야기…“경기 지면 한국 못 들어갈 뻔 했어요”

기사승인 2013-12-18 09:59:00

[쿠키 연예] 치열한 승부였다. 선수들은 몸싸움을 벌이다 수차례 코트 위에 나뒹굴었다. 두 팀은 친선을 도모하는 ‘생활체육 교류전’이라고 말했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시합은 거칠게 진행됐다.

이 경기는 바로 17일 밤 KBS 2TV를 통해 방영된 ‘우리동네 예체능’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지난 4일 일본 도쿄 코마자와(駒澤) 경기장을 찾아 농구 한일전을 펼쳤다. 방송인 강호동 등 연예인 총 9명으로 구성된 ‘예체능’ 농구팀은 도쿄 지역 농구 동호회 3팀의 ‘베스트’ 선수 9명이 모인 농구팀 ‘슬램덩크’를 맞아 접전 끝에 승리를 이끌어냈다. 실제 국가 대표팀간의 한일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불꽃 튀는 승부였다.

그렇다면 당시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서는 어떤 분위기가 연출됐을까. ‘예체능’ 선수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며 승리를 자축했을까. 당시 현장에서 취재한 ‘예체능’ 한일전 뒷이야기는 이러했다.

우선 라커룸을 찾았을 때 ‘예체능’ 팀 선수들은 한껏 흥분해 있었다. 강호동은 취재진을 보자마자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2쿼터 끝나고 화장실에 갔는데 서지석 선수를 만났어요. 둘이서 ‘작은’ 볼일을 보는데 서지석 선수가 그러더라고요. ‘형, 만약에 오늘 지면 시청자 분들한테 혼나겠죠?’(웃음)”

다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생활체육 교류전이긴 하지만 한일전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경기에서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한다.

“질까봐 겁이 났어요. 한일전이잖아요.”(서지석)

“만약 경기에서 지면 한국에 들어가지 말자고 PD님이 얘기했어요.”(줄리엔 강)

승리의 희열을 만끽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솔직히 오늘 시합 초반엔 비몽사몽이 돼 뛰었어요. 정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경기가 후반부로 갈 수로 느낌이 다시 오더라고요.”(줄리엔 강)

“3쿼터부터 작전을 변경한 게 맞아 떨어졌어요.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그때부터 선수들이 눈빛이 달라졌어요. 시소게임을 할 때는 정말 스릴도 느껴졌어요.”(김혁)

“(‘예체능’ 팀이 이기는) ‘원사이드 게임’이 될 뻔했는데 ‘슬램덩크’ 팀이 끝까지 추격을 해줘서 고마웠어요. 만약 쉽게 이겼다면 감동이 덜했을 거예요.”(이정진)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 25주 정도 됐는데 이렇게 박진감 넘치는 게임은 처음이었어요.”(존박)

지난 4월 첫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은 현재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탁구 볼링 배드민턴에 이어 지난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농구 편은 매주 화요일 밤 방송이 나갈 때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강호동은 “‘우리동네 예체능’을 하면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있다”며 과거 씨름선수로 활동하던 때를 언급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인기 이유를 짐작케 하는 발언이었다.

“천하장사가 됐을 때보다 더 기뻤을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단체전에서 우승했을 때예요. 그때의 영예는 제가 아닌 팀에게 가지만 (개인전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훨씬 더 ‘순수한’ 감동을 받게 되죠. 농구도 마찬가지예요. 5명이 한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쳐가며 하는 운동이니 감동이 커요.”

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 농구스타 우지원은 ‘예체능’ 팀 멤버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모두 유명한 연예인이지만 언젠가부터 팀의 일원으로 녹아들고 있다”며 “앞으로는 팀의 주연과 조연 역할을 맡는 선수들의 하모니가 더 좋아지면서 ‘예체능’ 팀이 더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인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예체능’ 선수들 마인드가 프로 선수 못지않다”고 칭찬했다.

“오늘처럼 경기를 이겼더라도 시합이 끝나면 뭘 잘했고 못했는지 꼭 지적을 해줘요. 하지만 오늘은 프로 선수들 이상이었어요. 할 말이 없어요. 특히 강호동 선수가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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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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