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또 집단 성폭행… 산 채로 몸에 불 붙여 살해까지

인도 또 집단 성폭행… 산 채로 몸에 불 붙여 살해까지

기사승인 2014-01-03 10:23:00

[쿠키 지구촌] 인도 동부 콜카타 인근에서 성폭행범들이 16세 소녀를 두 차례 집단 성폭행하고 산 채로 몸에 불을 붙여 살해한 사건이 벌어져 인도 사회가 다시 분노로 들끓고 있다.

피해 소녀는 처음 성폭행을 당한 다음날 경찰서를 찾아 신고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같은 일을 겪었다. 그 뿐 아니라 두 달 뒤 끝내 살해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인도 경찰에 따르면 콜카타에서 북쪽으로 25㎞ 떨어진 마을에 살던 이 소녀는 지난해 10월 말 6명 이상의 남성에게 2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이 중 2명은 두 달 뒤인 지난달 23일 소녀의
집에 침입해 잠을 자던 소녀의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불을 질렀다. 소녀는 8일 뒤인 지난달 31일 숨졌다.

사건 이후 6명을 체포한 경찰은 처음에는 이 소녀가 범인들의 협박을 받고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숨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경찰은 피의자 2명의 혐의를 협박 대신 성폭행과 살인으로 변경했다.

소녀는 고소를 취하하라는 성폭행범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가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소녀의 시신을 빼앗아 화장을 하려다가 가족과 인도 공산당 노조로부터 저지당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정부 산하 국립여성위원회의 마므타 샤르마 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태도에 분개했다. 그는 “경찰이 초기에 피해자가 자살했다고 밝힌 것은 중대한 과실이며 정부가 심각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콜카타에서는 1일부터 수백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 영화감독 아파르나 센은 “이번 사건을 접하고 내 정신은 산산히 무너졌다”며 “야만적인 성범죄가 더 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고 성토했다.

인도에서는 2012년 12월 23세 여대생이 남자친구와 뉴델리에서 버스에 탔다가 집단 성폭행 당해 숨진 뒤 이 같은 무차별 성폭행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지 활동가들은 “여성들은 여전히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으며 성폭행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도 큰 변화가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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