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게 과실비율을 따져?” 불법유턴 사고유발 논란… 당사자 말 들어보니

“뻔뻔하게 과실비율을 따져?” 불법유턴 사고유발 논란… 당사자 말 들어보니

기사승인 2014-02-05 10:36:00

[쿠키 사회] 유턴을 하다 교통사고를 유발한 운전자가 상대방의 과실비율을 높여달라는 취지로 한 방송에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해 논란이 일었다. 이 논란의 당사자이기도 한 한문철 변호사는 “전문가의 객관적인 판단”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4일 방송된 SBS ‘모닝와이드 블랙박스로 본 세상 - 한문철 변호사의 몇 대 몇’ 코너에서는 시청자들로부터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받아 교통사고의 과실 비중을 따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블랙박스 영상은 경기도 안산과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다.

첫 번째 교통사고 영상의 의뢰인 한모씨는 밤중에 2차선에서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불법유턴을 시도하다 1차선에 뒤따라오던 차량과 충돌했다.

한씨는 “골목 하나를 더 가야 하는데 빨리 가려다 보니 사고가 났다”며 “8대2 정도로 제가 많이 잘못한 것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고 상대방 차량도 좀 과속한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방송에서 “의뢰인이 실선의 중앙선이 그려진 곳에서 불법유턴을 시도해 더 잘못했다”면서도 “하지만 과속한 상대 차량에도 30~40% 정도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의뢰인 정모씨는 2차선인 우회전 진입로에서 좌측으로 유턴을 시도하다 1차선에서 달려오던 차량과 충돌했다.

정씨는 “앞차만 신경 쓰고 뒤에서 따라오는 차는 신경 쓰지 못해 꽝 박았다”면서 “수리비가 2100만원이 나왔다. 제가 더 잘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8대2는 아닌 것 같고 7대3이면 적당할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서도 한 변호사는 “의뢰인이 좌측 깜빡이를 켰기 때문에 8대2가 가능하다”며 “달려온 차량도 깜빡이를 켠 차량을 조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 직후 ‘보배드림’ 등 각종 커뮤니티엔 “불법유턴하다 사고 낸 사람들이 어떻게 과실비율 줄여달라고 제보할 수 있나” “뻔뻔함의 극치다” “2차로에서 유턴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하나” “고급차 몬다고 유세떠는 걸로 보인다” 등 분노의 글들이 올랐다.

한 변호사가 방송에서 한 발언 ‘불법유턴 차량을 피하지 못한 뒤차에도 과실이 있다’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한문철 변호사는 직업을 포기할 작정인가” “의뢰인의 편을 들어주려고 작정했다”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반면 “불법유턴이 더 큰 잘못이지만 과속 역시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문제없는 판단이다”라거나 “욕을 하고 싶으면 애꿎은 변호사에게 하지 말고 도로교통법을 문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소수지만 있었다.

한 변호사는 국민일보 쿠키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밤중의 불법유턴 사고의 경우 뒤차가 짐작으로 100㎞ 정도 될 정도로 상당한 과속을 했다”라고 운을 뗀 후 “불법유턴도 잘못이지만 과속도 잘못이다. 경우에 따라선 급차로 변경이나 불법유턴보다 과속이 더 큰 잘못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영상에 대해서 그는 “불법유턴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황색 점멸 신호였기 때문에 유턴을 할 수 있는 장소”라고 전제하면서 “물론 의뢰인 차량이 1차선에서 오른쪽으로 빠졌다가 유턴했어야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불법유턴으로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뒤차의 과실을 10~20%로 본 것은 앞차가 좌측 깜빡이를 켜고 있으면 속도를 줄이며 동태를 살폈어야 하는데 조심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변호사는 또 “방송에서 의뢰인에게 ‘80:20은 받아들이셔야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은 9대1로 판단될 수도 있기에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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