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 급급해진 걸그룹들… 그들의 정당화가 불편한 이유

유혹에 급급해진 걸그룹들… 그들의 정당화가 불편한 이유

기사승인 2014-02-12 15:01:00

[쿠키 연예] 걸그룹의 노출 의상 사진에 달리는 단골 댓글이 있다. “차라리 속옷을 입고 나와라.” 그리고 이 말은 현실이 됐다. 11일 걸그룹 스텔라가 섹시 콘셉트 티저를 공개했다. 엉덩이의 반 이상이 드러난 의상은 물론이고 “오빠, 시키는 대로 다 해줄게”라는 이름으로 공식 SNS계정을 생성, 이용자들의 ‘좋아요’ 횟수에 따라 노출사진을 공개하는 마케팅은 보기 민망할 지경이다.

이 같은 노출 경쟁은 이미 예고된 바다. 1월부터 걸스데이, AOA, 달샤벳, 레인보우 블랙 등이 너나할 것 없이 섹시 콘셉트를 내세워 앨범을 출시해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걸스데이와 AOA의 경우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는 등 데뷔 이후 유례없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데뷔 이후 계속해 고전을 면치 못하다 섹시 콘셉트 한 방으로 ‘전세역전’을 거뒀다는 점이다. 귀여운 콘셉트로 데뷔 이후부터 3집까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스텔라가 결국 ‘초강수’를 둔 이유다.

사실 섹시 콘셉트는 연예 시장에서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1980년대에는 김완선이 있었고, 90년대에는 룰라의 김지현이 있었다. 2000년 여름을 강타한 박지윤의 성인식과 지금의 걸스데이의 의상은 노출 수위로 따지자면 박지윤이 한 수 위다. 해외는 더하다. 비욘세, 리한나, 케이티 페리, 레이디 가가 등이 매번 선보여온 파격적인 콘셉트에 비하면 앞서 언급된 걸그룹은 ‘아이 수준’이다. 그러나 유독 요즈음의 걸그룹 섹시 콘셉트가 불편한 이유는 뭘까.

복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은 ‘정당화’를 이유로 꼽는다. “다급한 나머지 섹시 콘셉트를 들고 나오는 그들의 노출 수위보다는 그들의 활동 기저에 깔려있는 의식이 문제”라는 한 가요계 관계자는 “‘급하면 벗으면 된다’라는 논리는 결국 연예인들의 주요 수요층인 청소년들의 의식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일단 벗고 유혹만 할 수 있으면 된다’는 자세가 보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다른 가요계 관계자 또한 “최근 화제가 된 걸그룹들은 이제 갓 아이 티를 벗은 20대 초반의 멤버가 대부분”이라며 “섹시가 뭔지도 모르는 소녀들의 유혹에 급급한 모습이 과연 가요계의 발전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느냐”며 꼬집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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