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아저씨가 와서 좀 실망 케케…” 자동차 커뮤니티 ‘치코맘 사건’ 인터넷 강타

“뚱뚱한 아저씨가 와서 좀 실망 케케…” 자동차 커뮤니티 ‘치코맘 사건’ 인터넷 강타

기사승인 2014-02-13 15:59:00

[쿠키 사회] 자동차 동호회에 가입했다가 한 남성의 재능기부로 비용 없이 특별한 서비스를 받은 한 여성이 이기적인 태도를 보여 구설수에 올랐다.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면서도 이 여성은 “나도 바쁜 사람인데 30분을 기다리게 했다” “뚱뚱한 아저씨가 와서 실망했다” 등의 말을 남긴 데 이어 ‘솔직했을 뿐’이라고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네티즌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미국의 차량브랜드 포드 차량에 탑재되는 포드싱크(컨트롤 대시보드)는 한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국어로는 음성인식이 되지 않고 한글이 깨져 보이는 문제가 있다.

최근 자동차 동호회 ‘포드 링컨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에서 연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일부 음성인식까지 가능한 한글화에 성공했다”며 “첫 댓글을 단 사람에게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가장 먼저 댓글을 단 이는 ‘치코맘 OOO’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여성 회원 B씨였다. 다른 회원들이 아쉬워하는 가운데 A씨는 B씨에게 한글화 작업을 비용 없이 해줄 것을 약속하고 B씨는 서비스를 받으면 소감을 담은 후기를 남기겠다고 글을 남겼다.

며칠 후 B씨는 “내 차가 한글을 배웠다. 대박이란 말밖에 안 나온다. 음성으로 MP3 실행과 전화 걸기도 되더라. 정말 마음에 든다”고 운을 떼며 후기를 남겼다.

하지만 B씨의 이어진 글은 다른 회원들의 공분을 사고 말았다. “그러나 A씨가 작업할 때 조금 어이없는 행동을 했다”면서 불필요한 말들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B씨는 “2시에 만나기로 약속해 놓고 10분 넘게 늦었고 나타나서는 사과도 없이 차부터 찾았다. 그러더니 무슨 선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서 왔다 갔다 하며 또 기다리게 했다. 짜증이 나서 계속 전화했더니 ‘좀 기다려라’는 말만 하고선 끊었다. A씨가 2시40분에 다시 와서 작업을 해주긴 했지만 이런 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도 나름 바쁜 사람인데”라고 적었다.

또 “추운 데서 작업하면서 나를 어디 가지 못하게 하고… 밥 안 먹었다고 내 차에서 햄버거를 두 개나 먹고… 연구원이라고 해서 젊고 잘생긴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뚱뚱하고 아저씨 같은 분이 와서 좀 실망했다. 만일 고장이 나면 책임지고 고쳐줘야 한다”고 A씨의 행동과 외모를 지적하기도 했다.

B씨의 후기글은 즉시 논란이 됐다. 동호회 회원들은 ‘A씨로부터 재능기부를 받고 싶어 하던 많은 사람들까지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며 B씨를 비판했다.

A씨 역시 댓글을 통해 “뚱뚱한 아저씨라서 죄송하다. 햄버거는 같이 먹으려고 산 건데 그쪽이 안 먹는다고 해서 다 먹었다. 밥 먹을 시간에 간 건데 좀 어이가 없다”며 기분이 상했음을 내비쳤다. 또 “전화번호 등을 공개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차량에 맞는 케이블을 사러 갔다 온 사이 부재중 전화가 31통이나 와 있더라. 제정신은 맞나 싶다. (앞에선) ‘감사하다’고 말해 놓고 후기를 이렇게 쓰나”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B씨는 A씨의 말에 반박하기 시작했다. B씨는 “어이없긴 마찬가지”라면서 “약속시간을 지키라고 있는 것 아니냐. 햄버거를 먹었으면 쓰레기는 치워야하지 않나. 이런 것들은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한 것”이라고 따졌다.

B씨는 자신에게 쓴 소리를 던지는 동호회 회원들에게도 “오지랖이 태평양이시군요”라고 비꼬는가 하면 “솔직하게 후기 써서 죄송하다. 다른 사람한텐 그러지 마라. 여기 한글화 작업 구걸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다른 사람 시간 소중한 것도 아셔야 한다”는 식으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논란이 계속 커지자 결국 B씨는 동호회를 자진 탈퇴했다.

분노한 동호회 회원들 중 일부는 해당글과 댓글을 캡처해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날랐다.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시간까지 내어서 무료로 서비스한 사람에게 어떻게 저런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을 수 있느냐” “울화가 치밀었다” “돈 내고 서비스받더라도 음료수 정돈 대접하라고 배웠는데” “세상은 넓다더니…”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일부는 ‘신상털이’를 나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공감 능력이 부족한 이기주의의 전형적인 예”라며 “상대방의 입장은 알 바 아니기 때문에 시작부터 자신을 피해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해준다고 했으면 빨리해야지 감히 내 시간을 왜 뺏어’가 B씨의 생각일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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