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최선을 다해 질주한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1000m 올림픽 개인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이상화는 13일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서 1분 15초94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2위를 기록했다.

로테 반 베이크(네덜란드)와 함께 18조에 편성된 이상화는 좋은 스타트에 이어 특유의 시원시원한 질주를 선보이며 200m 지점을 16초63으로 통과했다. 이는 금메달을 거머쥔 장홍(중국)보다 0.31초 빠른 기록.

하지만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가는 교차지점에서 반 베이크를 바짝 쫓던 이상화는 충돌을 우려해 잠시 주춤해야 했다. 속도가 줄어들었고 600m를 45초06에 주파했다. 장홍보다 0.03초 늦었지만 아직 메달권이었다.

하지만 주춤하면서 페이스가 말린 탓일까. 이상화는 최선을 다해 역주를 펼쳤지만 400m 이후 체력 저하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번 이상화의 기록은 앞선 두 번의 올림픽보다 빨랐다. 이상화는 2006년 밴쿠버 대회에서 1분17초78(19위)를,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1분18초24(23위)를 기록했다. 12위도 개인 올림픽 최고 순위다.

이날 장홍(중국)이 1분14초02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뒤를 이어 이렌 뷔스트(네덜란드)가 1분14초69의 기록으로 2위, 마르고트 보호(네덜란드)가 1분14초90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상화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1000m도 열심히 탔다. 생각보다 (실력이) 향상된 것 같다”며 “마지막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500m에서 기대했던 성적을 냈다. 금메달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며 “현재 많이 지친 상태다. 휴식을 취하면서 귀국 전까지 다른 종목의 선수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