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12개 구단의 감독 및 대표선수는 어느 시즌보다 당찬 출사표와 목표를 밝혔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선 12개 팀이 팀당 38경기씩 총 228경기를 치른다.
◇“우승 후보는 전북”=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는 대부분 감독이 전북 현대를 꼽았다. 올겨울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강했고, 선수층이 두터워 장기 레이스에서 끝까지 힘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지난달 2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에 3대 0 완승을 거둔 최강희(55) 전북 감독은 “이 경기가 독이 된 것 같다”며 “최용수 감독이 전북을 1강이라고 하는데, 불만이 많다. 전북을 1강으로 꼽지 말아 줬으면 고맙겠다”고 엄살을 부렸다.
FC서울의 최용수(41) 감독은 “(최강희 감독이) 리그 우승에 대한 야망을 숨기는 것 같다”고 받아친 뒤 “(이번 시즌 특급 선수들이 이적해) 힘들지만 신선한 마음가짐과 팀워크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군단을 이끄는 황선홍(46) 포항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주위에선 위기라고 말을 많이 듣는다”며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올해도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관록과 패기의 대결=K리그 복귀한 백전노장 박종환(76) 성남FC 감독은 “성남 사령탑을 맡은 게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아직 모를 정도로 부담스럽다”며 “마지막 기회이니까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여기에 있는 감독들이 모두 다 내 제자이지만 승부는 승부다. 재미있는 경기를 해서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차만(64) 경남FC 감독은 “노병은 살아 있다”며 “포항, 전북 등 전력이 강한 팀들과 붙어 꼭 한번 꺾어 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석주(46·전남), 황선홍, 최용수 감독 등 40대 사령탑들은 “제자로서 박종환 감독님을 존경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펼쳐지는 승부에선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박항서(55) 상주 상무 감독은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순 있어도 질 수는 없다)의 정신으로 클래식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