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도 허락 받아야, 선배들 선물까지?”…황당한 여고 동아리 규칙에 네티즌 ‘발끈’

“화장실도 허락 받아야, 선배들 선물까지?”…황당한 여고 동아리 규칙에 네티즌 ‘발끈’

기사승인 2014-03-15 20:03:01

[쿠키 사회] 은행 신입사원 얼차려와 대학 선·후배간 군기 문제에 이어 서울 소재 Y여자고등학교 동아리의 규율 사진이 유포돼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 사진에는 화장실 갈 때 허락받기, 중간고사 때 응원 선물하기, 생일 챙기기 등이 포함돼 선·후배간 고문적 제재와 상납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진은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15일 오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Y여고 방송부 규칙’이라는 게시물이 눈길을 끌었다.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에는 인사하기, 허락받기, 문자 보내는 방법 등 후배가 지켜야 할 규칙 스물두 가지 규칙이 적혀있다. 특히 2, 12, 16번 규칙인 ‘화장실 갈 때 허락받기’, ‘중간고사 때 응원 선물을 한다’와 ‘생일 챙기기’는 후배에 대한 고문적 제재와 상납을 암시해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생일 챙기기 항목 옆에는 직속 후배가 선물을 사고 나머지 후배가 케이크를 사온다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돼 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 강압적인 여고 동아리의 환경에 놀란 네티즌들은 “화장실 갈 때 허락 안 하면 저건 고문이다”라며 당황스러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Y여고와 방송부에 대한 비난 의견이 빗발쳤다. 선·후배간의 존중과 존경이 담긴 규칙이기보다 선배들의 텃세에 가까운 괴롭힘이라는 의견이다.

사진이 처음 올라온 커뮤니티에는 “사람이 애완견도 아니고 선배들이 세 번 말해야 먹고 앉을 수 있는 건 어느 나라 법이냐”라거나 “최초 유포자 찾아서 따돌림 시킬 게 눈에 선하다” “학교는 저런 황당한 규칙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모르고 있나”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학교 동아리 규칙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현직 교사는 네티즌의 공격을 받았다.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네티즌 F씨는 “불합리한 일도 학생이 사회에서 경험해야 할 일이니 학교에서 조금 경험해도 좋지 않으냐”라며 “아이들도 천천히 자각해 갈 것”이라고 적었다. 이에 네티즌 M씨는 “이런 문화를 단체생활 연습, 사회생활에서 접하는 부조리함으로 여기고 겪어보라는 것이 정말 현직 선생님의 교육 마인드가 맞느냐”며 “이런 불합리한 문화는 익숙함보다 분노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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