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게 전혀 무섭지 않은 올드트래포드”… 맨유의 퍼기 효과는 끝났다

“심판에게 전혀 무섭지 않은 올드트래포드”… 맨유의 퍼기 효과는 끝났다

기사승인 2014-03-18 17:14:01

[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몰락한 제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퍼기 효과’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맨유가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난 시즌까지 26년간 지휘봉을 맡긴 알렉스 퍼거슨(73·스코틀랜드) 전 감독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분리됐다는 선언으로 해석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심판 출신인 축구전문가 그레이엄 폴(50)은 18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글에서 “맨유가 지난주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3개의 페널티킥을 내준 건 심판들이 더 이상 올드트래포드(맨유의 홈구장)로 향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맨유에 ‘퍼기 효과’는 사라졌다. 데이비드 모예스(51) 감독은 퍼거슨 전 감독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드트래포드에서 서른 번 가량 심판을 맡은 폴은 퍼거슨 전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의 맨유를 회상했다. 그는 “퍼거슨이 맨유에 불리한 판정을 받거나 추가시간을 필요한 만큼 얻지 못하면 심판대기실로 찾아와 경고했다”며 “특유의 신중하고 날카로운 어투는 판정에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말해준 것”이라고 했다. 퍼거슨 전 감독의 승부욕과 적극적인 행동이 심판 판정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다.

그는 또 “퍼거슨이 심판의 판정에 불복하면 항상 기사가 났다”며 “심판들은 자신이 공론화 되는 걸 기피하기 때문에 올드트래포드로 갈 때 조금 다른 판정을 내려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주장대로 ‘퍼기 효과’는 실제로 존재한다는 분석이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그동안 맨유에 주어진 추가시간을 분석한 지난 2월 기사에서 퍼거슨 전 감독의 재직 시절에는 평균 79초의 추가시간을 얻었다고 전했다. 영국 축구계에서는 이 79초를 ‘퍼기타임’으로 부르고 있다.

폴은 “올 시즌 맨유는 많이 변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리그의 경쟁자들은 맨유를 상대로 승점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맨유의 팬들은 승리가 당연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심판들은 더 이상 맨유 감독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맨유는 올 시즌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맨유에게 연이어 승점을 얻어가고 있고 맨유 팬들은 몰락하는 맨유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전통의 라이벌 리버풀과의 ‘레즈더비’는 맨유의 추락을 고스란히 보여준 경기였다. 맨유는 3개의 페널티킥을 내주고 전력차까지 드러내면서 0대 3으로 완패했다. 폴은 “퍼거슨은 이 경기의 결과에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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