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버스 사고 블랙박스 영상 공개, 1차 사고 원인은 ‘졸음’… 2차 사고 원인은 ‘미스터리’

송파버스 사고 블랙박스 영상 공개, 1차 사고 원인은 ‘졸음’… 2차 사고 원인은 ‘미스터리’

기사승인 2014-03-30 10:08:01

[쿠키 사회] 송파경찰서가 지난 19일 19명의 사상자를 낸 송파버스 사고의 1차적 원인은 졸음운전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사망사고로 이어진 2차 사고 원인은 의문투성이로 남았다.

송파경찰서는 29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1차 사고 원인이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이라고 밝혔다. 윤병현 송파경찰서 교통과장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해 확인한 결과 운전자가 사고 전 지속적으로 졸음운전을 했다”며 “염모(60)씨가 1차 사고가 일어나기 1시간 26분부터 졸기 시작해 총 27회의 졸음과 관련한 행동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1차 사고 이후 버스가 속도를 올려 2차 사고로 이어진 과정은 설명하지 못했다. 연쇄 추돌사고의 피해를 키운 것은 2차 사고였다. 윤 과장은 “1차 사고 발생 후 염씨가 핸들을 조작하며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피하는 점 등을 봤을 때는 1차 사고와 2차 사고 사이, 브레이크나 가속 페달이 고장 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계속해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운전기사가 사고 발생 20분 전부터의 상황이 담겨 있다. 운전기사 염씨는 고개를 꾸벅거리며 조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신호가 바뀌고도 출발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택시 3대와 연달아 부딪히며 1차 사고가 발생했다. 1차 사고 당시 버스의 속도는 23km, 하지만 이후 20여초 동안 버스의 속도가 급속히 증가해 70km까지 치솟은 뒤 2차 사고가 발생했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1차 사고 이후 버스의 속력이 올라가는 동안 염씨가 입술을 깨물고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이리저리 핸들을 돌리는 버스를 제어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고 5초 전 버스 승객이 염씨에게 다가와 ‘멈추라’며 항의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럼에도 속력이 줄지 않았고 신호대기 중이던 다른 버스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네티즌들은 2차 사고 직전까지 핸들을 잡고 충돌을 피하려고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미루어 볼 때 ‘기계 고장’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과수는 2차 사고 5초 전 블랙박스 영상 복원에는 실패했다.

윤 과장은 “브레이크 조작 여부 등 핵심정보가 담겨 있는 사고기록 장치 분석 결과가 나오는 다음 달 초에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다”며 “염씨가 극도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1차 사고를 일으킨 후 그로 인한 당혹감으로 가속페달을 제동장치로 착각하고 밟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염씨가 장시간 운전으로 과로·피로가 누적돼 사고 당시 인지·지각 능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면서 “사고 버스 운전자의 과로 및 졸음운전에 대한 회사 측 관계자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서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해 형사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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