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병' 스포츠계 인종차별… 비난과 격려 이어져

'고질병' 스포츠계 인종차별… 비난과 격려 이어져

기사승인 2014-04-30 00:38:00
[쿠키 스포츠] 전 세계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고질병은 인종차별이다. 미국프로농구(NBA)와 유럽축구에서 또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져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인종차별에 의연하게 대처한 선수에게는 격려가 잇따랐다.

◇LA 클리퍼스 구단주의 망언=NBA LA 클리퍼스의 도널드 스털링 구단주는 최근 자신의 애인에게 “흑인과 함께 다니지 말라”고 말했는데, 이 음성파일이 공개돼 공분을 자아냈다. 클리퍼스 선수들은 28일(한국시간) NBA 서부콘퍼런스 8강 플레이오프(PO·7전4승제) 4차전에 앞서 구단 로고가 새겨진 연습 유니폼을 일제히 벗어 바닥에 팽개치는 등의 단체 행동을 하기도 했다.

클리퍼스의 8강 PO 상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마크 잭슨 감독은 29일 ESPN을 통해 “팬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는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며 “내가 만약 팬이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팀은 시리즈 전적 2대 2(7전4승제)여서 30일 열리는 5차전이 중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슨 코치는 인종차별 근원지인 클리퍼스 뿐 아니라 골든스테이트 팬들도 보이콧에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잭슨 코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역사를 알고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 아는 농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면 어느 팀 팬이든 내일 경기에 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나나 물고 코너킥’ 격려 쏟아져=지난 28일 FC 바르셀로나와 비야 레알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가 열린 엘 마드리갈 경기장. 후반 30분 코너킥을 준비하는 바르셀로나의 다니 아우베스(31)에게 바나나가 날아들었다. 축구장에서 바나나를 필드에 던지거나 선수에게 내미는 행위는 유색인종을 조롱하는 인종차별로 통한다. 아우베스는 바나나를 집어 들더니 껍질을 벗겨 한 입 베어 문 뒤 코너킥을 날렸다.

아우베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변한 게 없고 변화시킬 수도 없다. 농담처럼 받아들이고 그냥 비웃을 뿐”이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우베스가 참아낸 것은 분노”라며 “우리는 모든 종류의 차별과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남미 선수들도 SNS 계정에 스스로 바나나를 먹는 사진이나 격려 글을 올려 연대 의사를 표시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트위터에 “아우베스가 스포츠에서 인종차별에 강하고 과감한 방식으로 저항했다”고 격려하는 글을 남겼다..

아우베스의 아버지 도밍구스 아우베스(64)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망고, 코코넛, 멜론, 수박 농사를 짓는데 이제 바나나도 작목 리스트에 넣겠다”며 “나쁜 의도를 가진 팬들이 바나나에 독을 넣을 수도 있으니 앞으로는 필드에 떨어진 바나나를 주워 먹지는 말라”고 아들에게 당부했다.

비야레알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나나를 투척한 관중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그는 영원히 엘 마드리갈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관중은 비야레알의 시즌권까지 가진 골수팬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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