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포르투갈] 호날두는 신이 아닌 인간이었다… 전차군단에 ‘속수무책’

[독일-포르투갈] 호날두는 신이 아닌 인간이었다… 전차군단에 ‘속수무책’

기사승인 2014-06-17 03:42:55

팽팽한 긴장감은 없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도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우승후보로 꼽힌 포르투갈(피파랭킹 4위)이 17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테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G조 1차전에서 맞붙은 독일(피파랭킹 2위)에게 0-4로 완패했다. 호날두는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침묵했다.

이날 포르투갈의 날카로운 역습은 없었다. 나니의 활발한 돌파와 슈팅은 있었지만, 호날두의 발재간은 보기 힘들었다. 독일의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에 밀려 미드필드부터 압박당했다.

시작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5분 우구 알메이다(베식타스)의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 6분과 8분 호날두가 연속 슈팅을 날리며 독일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독일이 선제골을 넣으면서 분위기가 급격하게 쏠리기 시작했다. 전반 11분 마리오 괴체(뮌헨)가 포르투갈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돌파하는 도중 주앙 페레이라와 부딪혀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뮐러는 침착하게 골문 왼쪽으로 차 넣었다.

독일의 조직력은 점점 살아났다. 반면 포르투갈에겐 불운이 겹치기 시작했다. 전반 27분 우구 알메이다(베식타스)가 부상을 당해 교체된 데 이어 페페(레알 마드리드)가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가 퇴장을 당한 것이다. 페페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페레이라, 온두라스 팔라시오스 다음으로 세 번째로 퇴장을 당한 선수가 됐다.

수적 우세를 점한 독일은 호날두를 더욱 옥죄였다. 호날두를 봉쇄당한 포르투갈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페페의 퇴장이 컸다. 주심까지 포르투갈에게 불리한 오심을 저지르며 수적 열세의 포르투갈의 전의를 꺾었다. 경기 종료 직전 호날두가 회심의 무회전 프리킥을 날렸지만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뮌헨)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포르투갈은 전반에만 3골, 후반 1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무기력한 호날두의 모습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전날 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것과 비교됐다. 존재만으로 팀 분위기를 바꿔버린 디디에 드록바(갈라타사라이)와 같은 카리스마도 없었다. 여러모로 호날두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대승을 거둔 독일은 순조롭게 16강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포르투갈은 알메이다의 부상과 페페의 퇴장까지 겹쳐 남은 경기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포르투갈은 오는 23일 오전 7시 미국과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사진=ⓒAFPBBNews = News1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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