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1998 프랑스월드컵을 돌아보라”

“홍명보호 1998 프랑스월드컵을 돌아보라”

기사승인 2014-06-24 19:03:55
대한민국과 벨기에는 1998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났다. 그리고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한국시간 27일 오전 5시·상파울루)에서 또 만난다. 묘한 인연이다. 16년 전 축구 변방에 있던 한국은 강호 벨기에와 1대 1로 비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무1패로 벼랑 끝에 몰린 ‘홍명보호’는 당시 상황을 참고해 볼 만하다.


한국은 프랑스월드컵 1, 2차전에서 멕시코(1대 3 패)와 네덜란드(0대 5 패)에 참패를 당했다. 한국을 이끌던 차범근 감독은 대회 중 경질이 돼 버렸다. 감독대행에 오른 김평석 코치는 벨기에전에서 한국이 고수해 왔던 전술에 변화를 줬다. 스리백을 사용하던 차 감독과 달리 포백 수비라인을 구축한 것.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 홍명보-이민성-최영일로 이어진 스리백 수비라인을 출격시켰다. 그러나 스리백 수비라인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네덜란드의 파상공세를 막지 못했다. 김 감독대행은 벨기에전에 홍명보-이상헌-이민성-김태영을 수비라인에 배치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포백 수비라인이 벨기에의 공세를 막아내자 독기가 오를 대로 오른 한국 공격수들은 그야말로 몸을 던지며 벨기에 문전을 두드렸다. 전반 7분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던 한국은 결국 후반 26분 유상철의 동점골로 무승부라는 이변을 연출했다.


프랑스월드컵 때의 벨기에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과감한 변신’이다. 문제점이 드러난 부분을 손보면 된다. 그러나 ‘홍명보호’에게선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가나와의 평가전과 러시아전, 알제리전을 거치는 동안 개선책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쓰고 있는 4-2-3-1 포메이션을 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원톱으로 꾸준히 출장했던 박주영이 제 몫을 못했다면 김신욱, 이근호 등으로 대체하면 된다. 수비라인이 쉽게 무너졌다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경험을 쌓은 박주호를 내보낼 수도 있다. 알제리전에서 4골을 내준 정성룡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김승규, 이범영을 기용해도 좋을 것이다.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23일 열린 러시아와의 2차전에서 1대 0으로 이기 뒤 기자회견에서 “몇몇 선수들을 쉬게 하겠다”고 밝혔다. 2승으로 16강 티켓을 따냈기 때문에 16강을 대비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려는 의도다. 벨기에 취재진은 베스트 11에서 5, 6명의 얼굴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홍명보호는 프랑스월드컵에 비하면 상황이 더 낙관적이다. 벨기에전에서 운이 따라 줘 기적이 일어난다면 16강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홍 감독이 벨기에의 선발 명단 변경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포스두이구아수=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포스두이구아수=김태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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