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인터뷰/'배신 기린' 이광수, "재석이형은 그냥 재석이형이죠""

"쿠키 인터뷰/'배신 기린' 이광수, "재석이형은 그냥 재석이형이죠""

기사승인 2014-06-30 14:57:55

대중들은 그를 그냥 ‘이광수’라고 부른다. ‘광수씨’ ‘광수형’ 같은 호칭은 어색하다. 191㎝의 큰 키,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릴 것 같은 얼굴, 배신을 밥 먹듯 하지만 왠지 밉지 않은 캐릭터. 그냥 서있기만 해도, 무슨 말만 하려 해도 웃기는 남자. 이광수(29), 요즘 그의 인기가 뜨겁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배신 기린’ 캐릭터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가 영화 ‘좋은 친구들’로 관객을 만난다. 이광수를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배신 기린’ ‘아시아 프린스’로 우뚝 선 이광수

그는 착해 보이는 길쭉한 얼굴에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다들 자신을 만나면 엄청 재밌을 것으로 기대하는데 실제론 안 그럴 때도 많아 실망시킬까봐 걱정이란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평범하고, 자기주장이 없고, 정이 많고, 한번 맺은 인연은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5년째 출연 중인 ‘런닝맨’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가족 같은 프로그램이다. 예능을 오래하면 배우로선 손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족을 떠날 수는 없다. ‘런닝맨’은 이미 제 몸이나 다름없다.”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을 언급하자 “부끄럽다. 아시아 프린스 아니다”라며 웃는다. “언젠가 해외 팬들이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아버지 회사까지 찾아 왔다. 아버지가 기뻐하시며 아들을 대견하게 생각하시더라. 얼떨떨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런닝맨 멤버들끼린 친할까. “멤버들은 촬영이 없을 때도 자주 만난다. 해외에선 일정 끝나면 방에 모여서 장난치고 서로 놀리기도 하고, 노래듣고 춤추면서 우리끼리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유느님’이라 불리는 유재석의 실제 모습도 궁금했다. “재석이형은 그냥 재석이형이다. 뭐라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나는 아무리 흉내 낸다고 해서 재석이형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 고민을 털어 놓으면 정확하면서도 알기 쉽게 얘기해준다. 보면서 매주 감탄한다.”


#예능인 색깔 걷어내고 연기로 승부한 이광수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친구들’(감독 이도윤)은 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를 그린 범죄 드라마. 세상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세 친구가 거액이 사라진 강도화재사건이후 껄끄러워지지 시작한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의심은 커져간다. 이광수는 이 영화에서
지성, 주지훈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그는 예능 프로에서의 웃음기와 배신 이미지를 싹 걷어내고, 다른 배우들에 밀리지 않는 호연을 펼친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시나리오가 좋았다. 어느 그룹에나 묵묵하게 이끄는 리더, 까부는 캐릭터, 의견을 따라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맡은 민수 역은 따라가는 캐릭터다. 민수의 정말 행복한 순간부터 비극적인 순간까지 다 담겨있어서 좋았다.”

함께 영화를 찍은 지성, 주지훈과는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가까워진 건 손에 꼽을 정도다. 형들이 그만큼 편하게 해줬다. 연기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이보영과 결혼한) 지성 형을 보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달 말 드라마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의 기대작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 공효진과 함께 나온다. “투렛증후군 환자 역인데 의사도 만나고, 상담치료센터도 가서 캐릭터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나이로 서른, 하지만 고민이 많은 편은 아니다. “현실에 만족한다. 지금 행복하고 감사하다. 아직은 예능과 연기에 선을 그을 필요성을 못 느낀다. 좀더 하다보면 꿈이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사진 박효상 기자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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