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가수보다 노래를 더 잘 부른다?

가수 뺨치는 수준을 넘어선(어퍼컷을 날리는) 일반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노래를 편곡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부른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인데요, 잘 부른다는 공감대를 얻으면 일약 스타로 떠오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대표곡 ‘렛잇고(Let it go)’가 커버 열풍을 일으킨 후 생겨났습니다. 처음엔 실력파 여가수들이 나서 ‘누가 더 잘 부르나 겨뤄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었었죠. 실력만큼 인정을 받지 못한 무명가수들에게도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었습니다. 그러자 가수지망생과 일반인들도 렛잇고를 열창하는 모습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며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읽은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커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그룹 빅뱅 멤버 태양의 두 번째 솔로 앨범 타이틀곡 ‘눈,코,입’은 공개된 지 약 한 달이 돼가는 지금도 각종 음원차트 순위에서 3위권 내에 머물고 있습니다. 악동뮤지션과 타블로가 눈,코,입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 재탄생시키자 일반인들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부른 눈,코,입 커버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그 결과 눈,코,입 노래가 지속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이죠. YG엔터테인먼트는 한발 더 나아가 세 번째 커버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일반인을 선정하겠다고 발표하며 오는 11일까지 일반인 참여자를 모집 중입니다.

갈고 닦아왔던 가창력을 뽐낸 많은 일반인들 중에서도 감미로운 목소리를 자랑하는 ‘어벤져스보컬팀’이 장안의 화제입니다. 어벤져스 가면을 쓴 세 남자가 눈,코,입에 이어 부른 ‘벚꽃앤딩(버스커버스커)’ 영상은 공개된 지 3일도 채 되지 않아 1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네요.

직접 들어봤더니 그럴 만합니다. 남자가수의 목소리엔 좀처럼 반응하지 않던 기자도 소름이 ‘강하게’ 돋았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사람들 정체가 뭐냐” “정말 미친 거 같다” “원곡보다 100만배는 좋다” 등의 댓글을 달며 난리가 났습니다. 많은 이들이 음원이 없어서 아쉬운 대로 영상을 계속 돌려보고 있답니다.

캡틴아메리카와 아이언맨, 그리고 헐크가 가수가 되고 싶은지는 모르겠으나 음원을 발표한다면 대박은 따 놓은 당상인 듯하네요.

영상을 준비 했으니 여러분들도 한번 들어보세요.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에번져스보컬팀 벚꽃엔딩 등 세 곡'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