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미안하다”… 현실 꼬집은 지하철 시 ‘말이 안 통해’ 눈길

“아이들아 미안하다”… 현실 꼬집은 지하철 시 ‘말이 안 통해’ 눈길

기사승인 2014-08-13 17:07:55


‘말이 안 통해’라는 제목의 시가 네티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 시는 2013년 시민공모작으로 당선된 김미혜씨의 작품으로 서울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돼 있다.

13일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 ‘말이 안 통해’라는 제목으로 해당 시를 찍은 사진이 게재됐다. 이 시엔 아픈 토끼를 걱정하는 아이와 공부만을 강요하는 엄마의 모습이 표현됐다. 아이가 “엄마, 토끼가 아픈가 봐요”라고 말하면 엄마는 “쪽지 시험은 100점 받았어?”라고 되묻는 식이다.
이 시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의 10대 학생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꼬집었다는 평이다.

이 시는 지난 4일 경향신문에 게재된 4컷 만화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만화에서는 아이가 시든 꽃을 보고 ‘꽃이…’ 아픈 고양이를 보고 ‘고양이가…’라고 걱정하지만, 입시만 걱정하는 부모 때문에 악마로 변해가는 모습이 표현됐다. 마지막 컷엔 악마의 모습으로 군대에 입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근 잇따라 터진 군대 내 사망사고의 원인에 대해 간접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말이 안 통해’라는 시를 본 네티즌들은 “난 저런 엄마가 되진 말아야지” “토끼가 자식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씁쓸한 현실이네요” “아이들아 미안하다” 등의 댓글을 달며 씁쓸해 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시를 통해 일상의 여유를 제공하고자 서울시내 지하철역에 작품을 게시했다. 현재 288개 역 4686곳 승강장안전문에 시민공모 작품과 시인들의 시를 게시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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