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진보는 싸가지 없다? 던질 메시지 없는 게 진짜 문제”

진중권 “진보는 싸가지 없다? 던질 메시지 없는 게 진짜 문제”

기사승인 2014-09-03 10:53:55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론을 반박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지난달 29일 출간한 저서 ‘싸가지 없는 진보’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과 진보진영의 선거 참패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 우월함’에 기인한 싸가지 없음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2일 트위터에 “강 교수는 상황을 좀 안이하게 보는 것 같다”며 “진보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에 던질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민주화는 87년 이후 어느 정도 실현되었기에 대중의 욕망을 사로잡지 못하고, 통일은 북한의 변화가 없는 이상 개성공단이 할 수 있는 최대치”라면서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에게 진보의 의제를 모두 빼앗겼다. 분배의 측면에선 복지와 경제민주화, 성장의 측면에선 창조경제, 선거용 의제를 새누리당에 선점당해 새정연(민주당)에서 내놓은 슬로건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진보정당은 NL이라는 낡은 이념에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이석기 사태를 만나 산산조각이 다”며 “진보든 개혁이든 김대중·노무현 이후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쉽게 말하면 싸가지가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대중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이라며 “도덕재무장 운동은 나름 중요하다. 그런데 야당 의원들 비리로 들어가면서 진보개혁의 비교우위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싸가지 소지 의무를 강조하는 걸 보니 이 사회가 그 사이에 많이 보수화되긴 한 듯”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강 교수는 저서에서 “지금 진보 세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감정을 제대로 읽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진보의 투철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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