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韓국제미인대회 우승자 “접대 강요” 폭로… 망신살 또 뻗치나

[친절한 쿡기자] 韓국제미인대회 우승자 “접대 강요” 폭로… 망신살 또 뻗치나

기사승인 2014-09-03 14:49:55
BBC 홈페이지 캡처

윤창중 성희롱 파문으로 망신살을 뻗친 지 1년여 만에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미인대회 우승자 메이 타 테 아웅(16·미얀마)이 “주최 측으로부터 재계 인사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겁니다. 주요 외신들은 이 소식을 주요뉴스로 타전하며 한국의 그릇된 접대 문화를 꼬집었습니다. 네티즌들은 “나라망신도 이런 나라망신이 없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성추문 사건들을 떠올려보면 아웅이 어떤 요구를 받았을지 안 봐도 비디오라는 겁니다.

논란은 지난달 27일 아웅이 우승자 자격을 박탈당하자 이틀 뒤 2억원에 이르는 스와로브스키 왕관을 들고 잠적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아웅은 2일 후 미얀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는 “한국에서 가수 데뷔를 위해 전신 성형수술을 강요받았고, 재계 인사들이 원하면 접대에 나서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또 “주최 측이 나이를 16세에서 18세로 속이도록 했다” “왕관은 주최 측이 미얀마에 사과할 경우에만 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주최 측은 “아웅이 1000만원 상당의 가슴 성형수술을 받고 잠적하더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접대를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대회의 이미지가 타격받았다”며 “아웅이 사과하는 등 협조하지 않으면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공방이 된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은 주최 측보다 아웅의 말을 더 신뢰하고 있습니다. “윤창중 이후 얼마나 됐다고 국격이 또 올라가네” “설마 미성년자에게 접대를 시켰다는 건가” “이젠 놀랍지도 않다” 등의 자조적 댓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장자연이 자살했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었다”며 ‘장자연 사건’을 다시 거론하는 이들도 적지 않네요.

이 대회는 사실 3년 전에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영국 출신 헤일리는 고국으로 돌아가 “성추행을 당해 대회를 포기했고, 성상납 요구까지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는 또 “나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랑 자면 대회에서 상을 타게 해주겠다”고 말한 대회 참가자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소식은 빠르게 퍼져 세계적 화젯거리가 됐죠. 주최 측은 당시에도 “참가자들이 성추행을 언급한 것은 그들이 자국에서 모델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헤일리의 폭로도 아웅의 폭로도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또 한번 불미스러운 논란이 일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주최 측은 대회의 이미지를 걱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이미 타격을 받은 것 같네요.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그릇된 관행이 계속 유지되고 있어서가 아닐까요.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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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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