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한류콘서트인줄…” 일본·대만, 이영애 점화 개막식 잇단 비판

[인천AG] “한류콘서트인줄…” 일본·대만, 이영애 점화 개막식 잇단 비판

기사승인 2014-09-21 10:21:55
SBS 방송캡처

배우 이영애(43)가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나선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을 두고 외신들의 비판이 거세다.


대만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연합보는 20일 개막식과 관련해 “초청된 연예인들은 체육과 무관하다”면서 “체육행사가 한류 콘서트가 됐다. 사상 최악의 개막식이다”고 비판했다. 연합보는 이어 “이영애의 성화 점화는 한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피겨 여왕’ 김연아(24)나 축구스타 박지성(33)이 적합한 인선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성화 최종주자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충분히 맡을 만하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스포츠 축제가 ‘한류 축제’로 변질됐다”고 지적하며 국제대회에서 비스포츠인이 성화 점화자로 나선 경우는 1952 오슬로동계올림픽 등 동계대회에서만 3번, 하계올림픽에서는 아예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지통신사도 “체육적인 행사라기보다는 대형 콘서트처럼 느껴졌다. 성화는 매우 아름답게 설계됐으나 배우의 점화는 전례를 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도 높다. 이들은 “그래, 김연아나 박지성이 성화 점화 했어야 했다” “일본 기사지만 반박할 수가 없다” “스포츠스타도 같이 내세웠으면 될 것을” “난 영화제 개막식인줄 알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아시안게임에서 비스포츠인의 성화 점화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선 당시 최고의 육상스타였던 장재근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남북 화합의 뜻을 담아 부산 출신 유도 스타 하형주와 북한의 유도 영웅 계순희가 성화를 점화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사격 선수 허해봉이 성화에 점화했다. 2006년 도하에서는 카타르 왕자로 승마 종목에 출전한 셰이크 모하메드 알-타니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중국 다이빙 선수인 허충이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선 ‘무인 점화’ 방식을 취했다. 당시 성화대 아래에 미리 설치된 불탑에 성화를 점화하면 불탑을 성화대까지 끌어올려 불을 붙였다. 최종 점화는 기계가 했지만 불탑에 불을 붙인 마지막 주자는 아마추어 복싱 선수였던 솜루크 캄싱이었다.

인천 출신인 ‘코리안특급’ 류현진(27·LA 다저스)이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한데다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중이어서 인천행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일 오후 11시40분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설치된 인천아시안게임 성화가 온도 센서의 오작동으로 약 10분간 꺼지는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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