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장 아들 황영식 금메달… 김승연 회장 아들 2위

승마장 아들 황영식 금메달… 김승연 회장 아들 2위

기사승인 2014-09-23 20:00:55
인도 승마 국가대표 쉬루티 보라 선수가 20일 인천아시안게임 드림파크에서 말을 타고 있다. AFPBBNews=News1

그가 여섯 살 되던 해 아버지는 경기도 오산에서 승마장을 운영했다. 그렇게 해서 그는 자연스럽게 말을 탔다. 취미로 하던 승마는 초등학교 때부터는 일이 됐다. 하지만 그는 말을 타는 게 즐겁기만 했다. 황영식(24·세마대승마장)에게 마장마술은 운명이 됐고, 마침내 아시안게임 개인전·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승마 마장마술 대표팀의 에이스 황영식은 23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개인전 결선에서 76.575%로 출전 선수 15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21일 본선에서 76.711%로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오른 황영식은 본선과 결선 합산 점수에서 153.286%를 얻어 150.699%인 김동선(25·갤러리아승마단)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일 단체전에서 우승한 황영식은 개인전마저 석권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2002년 부산 대회와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낸 최준상에 이어 두 번째로 두 대회 연속 2관왕에 오르는 기록을 달성했다. 황영식은 국제대회 데뷔 무대였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었다. 한국 승마는 1998 방콕아시안게임부터 마장마술에서 5회 연속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독식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황영식은 오산고등학교 시절 수십 개의 대회에서 우승을 독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신창무 전 대표팀 코치으로부터 “테크닉을 배우기 전에 기본부터 다져라”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으며 충실하게 훈련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황영식이 노련한 베테랑이 많은 승마 대표팀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2008년부터 잠시 태극마크를 달기는 했지만 국제대회에 출전하진 못했다. 그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고교 3학년 때 부모님을 졸라 혼자 독일 유학을 떠났다. 말도 안 통하고 외로웠지만 시합을 잘할 수 있게 늘 격려해 주는 아버지 황호석(55)씨의 사랑이 있었기에 그는 힘든 시기를 잘 버텨 냈다. 독일에서 1996 애틀랜타올림픽,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틴 샤우트 코치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황영식은 샤우트 코치의 지도를 받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황영식은 2013년부터 대통령기전국대회 일반부 2연패, 2013년 광복68주년 기념대회 우승, 2014년 KRA컵 전국대회 우승 등을 차지하며 국내 1인자로 등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전 예선을 겸한 단체전과 개인전 본선에서 2위와 2% 이상 차이가 나는 고득점 행진을 벌여 아시아 최고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본선에서 73.474%를 받아 2위로 결선에 오른 김동선은 결선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77.225%를 받았으나 본선에서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지 못하고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동선의 아버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단체전에 이어 이날도 경기장을 찾아 셋째 아들을 응원했다. 김동선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 후 회사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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