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친절한 쿡기자] 러버덕 서울 왔어요… 김미영 팀장은 텔레그램 갔어요

[금주의 친절한 쿡기자] 러버덕 서울 왔어요… 김미영 팀장은 텔레그램 갔어요

기사승인 2014-10-17 07:00:55

고무오리 ‘러버덕’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 된 이유는?

거대하지만 귀여운 고무 오리인형 ‘러버덕(Rubber Duck)’이 14일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에 떴습니다. 서울 시민들은 러버덕을 직접 보기 위해 석촌호수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2시쯤부터 러버덕이 병든 오리마냥 앞으로 기울어졌습니다. 바람이 빠져 흐물흐물해진 겁니다.

이게 전화위복이 된 걸까요. 러버덕을 향한 관심은 더 커졌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엔 러버덕을 집적 찍은 사진들과 재치만점 댓글로 가득합니다.

그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작은 러버덕 장난감 수천개가 바다 위에 떠 있는 사진입니다. 게다가 모두 선글라스를 쓰고 있습니다. 함께 오른 글엔 러버덕이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 된 이유가 적혀 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지금부터 22년 전인 1992년 홍콩에서 미국으로 가던 화물선이 우리나라에서 멀지 않은 북태평양 해상에서 폭풍우를 만나 침몰할 뻔합니다. 이때 러버덕 장난감을 잔뜩 실은 컨테이너가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컨테이너 안에 있던 러버덕 장난감 2만8000여개가 유출돼 바다 위에 장난감 섬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가 뜻밖의 결과를 불렀습니다. 바다에 흩어진 수많은 러버덕 장난감들이 20여년 동안 해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해양학자들이 조류 연구를 하는 데 도움을 준 겁니다. 러버덕 장난감들은 호주 북부 해안가를 시작으로 알래스카, 캐나다, 미국을 거쳐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해안까지 도달했습니다. 발견한 사람들은 귀여운 모습에 즐거워했죠. 이들의 세계일주 사연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러버덕을 가지면 행복이 따라온다”는 의미가 부여됐습니다. 초대형 러버덕까지 만들어지자 ‘사랑과 평화의 상징’으로 통하게 된 겁니다.

네덜란드 설치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먼은 16.5m, 세로 19.2m, 높이 16.5m, 무게 1t의 초대형 고무 오리 조형을 제작한 후 ‘러버덕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2007년에 시작돼 전 세계 16개국에서 20회 이상의 순회전시를 했습니다. 호프먼은 아시아투어 종착지인 서울에 러버덕을 데리고 오면서 “재난과 사고로 실의에 빠진 한국 국민들이 기쁨과 희망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의 기회를 가지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참사를 염두에 둔 ‘개념발언’이라며 공감하고 있네요.

러버덕은 다음달 14일까지 서울에 머무릅니다. “당신을 미소 짓게 하고 싶다”는 호프먼의 바람대로 깜찍하면서도 늠름한 러버덕이 상처받고 지친 우리들의 마음을 치유해줬으면 합니다.




“떴다! 김미영 팀장이 텔레그램에…” 사이버 망명이 사이버 골드러시로?

‘사이버 망명지’에서 신시장이 열리는 걸까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검열 논란으로 신규 이용자를 대거 늘린 텔레그램에서 ‘지하경제’의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물론 합법적인 경제활동은 아닙니다. 하지만 돈이 사람을 좇아 흘러가는 모양새가 ‘사이버 골드러시’로 이어질 조짐입니다.

14일 트위터에는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벌써 스팸 메시지를 시작했다’는 짧은 설명과 함께 텔레그램에서 받은 비공개 메시지를 촬영한 사진이 네티즌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co******)이 지난 9일 공개한 이 사진은 오후 4시 현재 1600건 이상 리트윗 됐습니다. 사진 속 메시지는 익숙한 문구로 적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잘나가는 업계 1위 카지노. 누구나 손쉽게 돈버는 게임. 강남 부자들의 재테크. 가입하면 현금 10만원 지급하고 시작….”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메일과 모바일 메신저, SNS에서 이 문구를 보자마자 무시할 겁니다. 첫 문구를 읽고 지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한 문구의 스팸 메시지를 사이버 망명지에서 받으니 되레 반갑다는 역설적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SNS에는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텔레그램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서비스는 스팸 메시지” “스팸 메시지의 거물 ‘김미영 팀장’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스팸 메시지는 이용자의 급증을 보여준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등 우리나라 모바일 메신저의 대화 내용이 수사당국의 검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면서 독일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은 신규 이용자를 대거 확보했습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11일 텔레그램 이용자수는 173만452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일주일 만에 약 7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죠. 반면 같은 날 카카오톡 이용자수는 2917만9000여명으로, 일주일 만에 5만6000여명의 이용자를 놓쳤습니다. 카카오톡 이용자수는 지난달 14일부터 주당 5만~6만명씩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텔레그램이 카카오톡을 위협할 만큼 이용자를 확보하고 사업성까지 증명하면 우리 기업의 합법적인 제휴와 서비스를 성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사이버 망명은 사이버 골드러시로 이어지겠죠. 오늘은 김미영 팀장으로 끝났지만 내일은 기업이 움직일지 모를 일입니다.




SBS 웃찾사는 왜 LTE 뉴스 68회를 삭제했을까요?

‘LTE뉴스’가 사라졌다!

네티즌들의 제보는 지난 9일부터 시작됐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LTE뉴스 영상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는 겁니다. LTE뉴스는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코너 중 하나입니다. 신랄한 정치풍자로 화제를 모으고 있죠.

삭제된 영상은 지난 3일 방송된 68회 분량입니다. 저작권이 문제가 된 건 아니냐고요? 커뮤니티 게시물은 SBS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링크한 글이었습니다. 동영상이 삭제됐다는 건 SBS가 원본을 지웠다는 의미입니다.

네티즌들이 이상하게 여긴 건 유튜브에 올라온 ‘웃찾사’ 영상 중 LTE뉴스 코너만, 그것도 68회 분량만 예고 없이 삭제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전까지 방송된 영상은 그대로 있는데 말이죠. 해당 회차는 유료 VOD서비스도 중단됐습니다. ‘웃찾사’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68회 소개 글에는 LTE뉴스가 아예 빠져있습니다.

LTE뉴스는 3일 방송에서 반복되는 인사 실패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회피식 해외 순방을 언급했습니다. “서민들 부담은 올리고 부자들 부담은 줄이고, 전체적으로 증세는 없는 거죠”라며 증세논란도 거침없이 풍자했습니다. 복지혜택, 소득분배,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꼴찌라고 강조하며 “이쯤 되면 OECD에서 나와야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하기도 했죠.

네티즌들은 LTE뉴스가 삭제된 이유가 박근혜 정부를 풍자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 때문에 더욱 민감한 분위기입니다. LTE뉴스에서 박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게 처음은 아닙니다. 소득양극화 문제를 다룬 지난 7월 18일 방송에도 “이런 심각한 양극화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과연”이라는 대사가 나왔습니다. 3일 방송의 풍자 수위가 다소 높았다 해도 뒤늦게 다시보기를 막은 상황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영상이 인터넷에서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네티즌들은 3일 방송 분을 외국 서버를 이용하는 해외 동영상 사이트에 퍼 날랐습니다. 대사를 그대로 옮겨 적은 글도 눈에 띕니다. 10일 방송된 내용은 문제없이 유튜브에 등록됐지만 네티즌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반응입니다.

‘웃찾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제작진의 결정으로 영상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는 말을 아꼈습니다. 이창태 ‘웃찾사’ PD는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개그 프로그램에는 사회적 풍자가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이 유독 씁쓸한 이유입니다.




“최소 생활비 120만원?” 직장인들의 고달픈 서울 살이

‘매일 잠 못 이룰 서울 사람들, 미소를 잃어버린 친구들, 알 수 없는 우리 인생들….’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서울 사람들’의 가사입니다. 네티즌들은 “서울만큼 살기 애달픈 곳도 없다”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유는 ‘물가’ 입니다.

인터넷에는 15일 ‘서울 변두리 30대 싱글 직장인 최소 생활비’란 제목의 사진과 글이 올라왔습니다. 직장인 연합 카페에서 반딧불이란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이 만든 게시물입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많이 퍼진 상태입니다. 내용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월세, 관리비 50만원. 수도세, 가스비, 전기세를 포함한 가격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식비 40만원입니다. 끼니 당 6000원, 하루 2끼 기준이며 2주에 한번 치킨·피자 등의 외식을 포함했습니다. 세 번째 기타 30만원. 통신비, 교통비, 회식비, 각종 경조사비, 가끔 사는 스파 브랜드 옷 등에 쓰이는 돈입니다. 스파 브랜드는 자사 상품을 직접 제조하고 유통해 제조원가를 낮춘 브랜드를 일컫습니다. 가격이 저렴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죠.

작성자는 “서울에서 버티려면 최소 120만원은 있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평균이 아니라 최소 가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식비를 많이 쓴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이 들수록 밥 제대로 안 챙겨 먹고 라면이나 싸구려 음식으로 대충 때우면 병원비가 더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해 못하시는 분들은 부모님 밥 먹고 다니거나 구내식당 지원되는 회사겠죠. 하지만 이런 환경 못 갖추고 자기 돈 주고 일반 식당에서 밥 먹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네티즌들은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진짜 서울 변두리인가 보다. 저 정도로는 턱도 없다” “최소 120만원 내면 소원이 없겠네요” “사회 초년생들이 버는 돈에 비해 물가가 너무 비싸다” “서울 살기 힘들어요” “서울에서 살면 버는 것보다 더 많이 낼 때도 있다. 그래서 난 다시 고향으로 내려옴”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 등의 의견을 보였습니다.

서울이라고 생활이 특별하게 고생스러운 것은 아니겠지만 높은 물가는 무시할 수 없겠죠. 지난 8월 우리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는 ‘은퇴 후 귀농귀촌에 따른 생활비 절감 효과’ 보고서에서 “은퇴 후 서울만 떠나도 생활비가 15% 절감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7월 글로벌 컨설팅 그룹 머서가 발표한 ‘2014년 세계 주요도시 물가 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주요 도시 221개 중에서 서울시가 14번째로 생활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고요.

생각해보니 돈도 돈이지만 팍팍한 삶에서 오는 고단함이 우리를 더욱 지치게 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업무로, 공부로, 생활비로 사는 게 힘에 부칠 때마다 스스로에게 응원 한마디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미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거라고요.




‘자유롭게 키스하고 가세요’ 서울대 안에는 키스방이 있다?

사진 한 장이 SNS를 뒤덮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대 연인들을 위한 키스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화제입니다. 긴가민가했는데 캠퍼스 안에 떡하니 있는 게 아닙니까.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사진에는 버스정류소 앞에 핑크색 천으로 두룬 키스방이 설치돼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앞 기숙사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공중전화 부스만한 공간을 핑크색 천으로 두룬 뒤 키스방이라고 크게 적어 놓았네요. 현수막 위 ‘연인들을 위한 키스 방입니다. 자유롭게 키스하고 가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눈길을 끕니다. 서로 사랑하는 커플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이네요.

2010년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원에 한 소년이 나뭇가지에 천막을 걸어놓고 ‘달콤한 키스방. 1분에 2위안(약 340원)’이라는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이곳은 변태 성행위 업소로 분류된 국내 키스방과 달리 연인이나 부부를 위한 장소입니다. 공원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 의식돼 애정표현을 못 하는 커플들 많을 텐데요. 가림막 안에서 마음껏 키스를 나누라는 겁니다.

서울대에 설치된 키스방은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이 만든 것이랍니다. 시각디자인학과 전공수업인 ‘아이덴티티 디자인 졸업전시 프로젝트’ 과제 중 하나라는 것이죠. 하지만 서울대 디자인학과실은 1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학생 작품인지 확인하기 힘들다”며 “졸업 전시 작품인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이젠 길거리에서도 염장 지르겠네” “하지 말라고 일부러 해놓은 건가? 그럼 머리 잘 쓴 거고” “중국에 예전부터 있던 건데 별걸 다 따라하네” “우리 학교도 있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짜증이 확 나네”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요즘 커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정표현을 하죠. 수위가 높아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고요. 기발한 아이디어는 웃음 짓게 만드는데요. 혹시 서울대 국제대학원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는 광경이 펼쳐지는 건 아니겠죠?

김철오 김민석 민수미 최지윤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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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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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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