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빨주노초파밤보띠’ 모자라 ‘초파띠’ 등장… 알록달록 태권도 띠 상술 논란

[친절한 쿡기자] ‘빨주노초파밤보띠’ 모자라 ‘초파띠’ 등장… 알록달록 태권도 띠 상술 논란

기사승인 2014-10-22 06:00:55

1990년대만 해도 태권도 도장이 아주 흔했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태권도 도장을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검은 띠를 따려면 흰띠, 노란띠, 파란띠, 빨간띠에 검정과 빨강을 섞어 놓은 품띠까지 다섯 단계를 거쳐야 했죠. 품띠는 품새는 익혔지만 검은띠를 주기 애매한 아이들을 위해 고안됐습니다. 금색 자수로 이름을 넣고 보면 왠지 멋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띠의 종류가 10개를 훌쩍 넘긴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도 20일자 경향신문 기사를 보고 알게 됐습니다. ‘빨주노초파남보’ 띠 모음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보도에 따르면 많은 태권도장들은 오방색을 넘어 초록띠, 보라띠, 주황띠를 도입했고, 일부에선 흰띠와 노랑띠 사이에 줄무늬띠, 초록띠와 파란띠 사이에 초파띠 등 정체 모를 띠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검은띠를 따기까지 8개에서 16개의 띠를 지급하는 게 보편화됐다고 하네요. 승급 심사비도 5000~1만원으로 제각각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국기원에서 정한 규정에는 띠의 종류가 단 3가지라고 합니다. 태권도에서 무급(10~1급)은 흰띠를 매고, 1단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 품띠는 빨간띠, 1단 이상은 검은띠를 맵니다. 그러나 1단 이전에는 도장별로 승급 심사를 자율에 맡기고 있었습니다. 나라마다 수련 일정이 달라 통일된 체계를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악덕 도장에 자녀를 보낸 일부 부모들이 불만을 드러낸 겁니다.

인터넷에선 ‘동기 부여냐’ ‘상술이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긍정적인 면을 높게 산 네티즌들은 “매월 띠를 바꾸게 하니 아이들이 덜 지루해한다” “알록달록 예쁜 띠가 아이들의 흥미를 끈다” “단기적 목표를 주면 더 열심히 한다” “심사비를 받지 않는 도장도 많다”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반면 ‘저속한 상술’이라고 본 네티즌들은 “학부모들의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 “국기원에서 인정하는 띠가 3개인데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보라띠나 분홍띠를 맨 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난다” 등의 댓글을 달았네요.

초록띠, 밤띠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주황띠, 분홍띠, 보라띠에 이름도 생소한 초파띠는 지나친 감이 있는 것 같은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부 네티즌들은 “진짜 문제는 10만원을 훌쩍 넘는 국기원 심사비”라고 말합니다. 정신수양과 육체단련을 위한 ‘무도 태권도’의 본연의 목적이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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