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상태 깨어난 육군 이병 “각목 구타당해”… 선임병들 “무고죄 맞고소”

식물인간 상태 깨어난 육군 이병 “각목 구타당해”… 선임병들 “무고죄 맞고소”

기사승인 2014-11-10 14:02:55
SBS 보도화면 캡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육군 15사단에서 근무하던 구모 이병이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직후 “선임병들에게 구타를 당해 쓰러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2012년 2월 18일 부대에서 쓰러진 구 이병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지 1년 7개월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구 이병이 쓰러진 다음날 헌병대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구 이병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취사 지원을 나갔다가 생활관으로 복귀한 후 오후 1시쯤 오락실에서 동료 병사와 함께 게임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군 당국은 당시 구 이병이 쓰러진 이유에 대해 ‘뇌동정맥 기형에 의한 뇌출혈’이라고 기록했다. 외상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뇌동정맥기형은 선천적인 발달 이상으로 동맥이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맥으로 연결되는 일종의 혈관 기형이다.

구 이병이 의식을 되찾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자 사고 당시 상황과 자신을 구타한 선임병들의 이름과 구타당한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구 이병의 가족들은 “군이 구타사건을 은폐했다”며 “형사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당시 춘천한림대성신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담당 의사는 ‘외상 흔적이 없다. MRI촬영 등 정밀검사 결과 선천적으로 좁아져 있는 뇌혈관으로 인해 뇌압이 상승해 혈관이 파열이 돼서 출혈이 발생해 쓰러진 것’이라는 소견을 밝힌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구 이병도 상병 전역했고 당시 선임병들도 이미 전역을 해서 군 수사기관에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선임병들은 지금 구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따질 문제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취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 군도 육군에서 당시 구 상병 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 투명하게 조사했지만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며 “병영부조리, 구타 사망사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병들은 구타 여부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구 이병 측을 무고죄로 맞고소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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