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꼬드기려면 권력과 통제 활용하라”… 법무부 ‘美 픽업아티스트’ 입국금지 검토

“여자 꼬드기려면 권력과 통제 활용하라”… 법무부 ‘美 픽업아티스트’ 입국금지 검토

기사승인 2014-11-16 09:20:55

여성단체와 네티즌들이 성폭력 발언을 일삼는 미국인 ‘픽업아티스트’ 줄리엔 블랑(Julien Blanc)의 입국을 강하게 반대했다. 법무부는 16일 줄리엔 블랑의 입국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을 사로잡는 기술을 빙자해 성희롱·여성 학대 등을 가르치기로 유명한 블랑이 다음달 방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성단체와 네티즌들이 입국 반대 서명 운동을 벌였다. 픽업아티스트란 여성과 교제하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이들을 뜻한다.

블랑은 여성을 손에 넣는 기술을 전파한다는 목적을 가진 리얼소셜다이내믹스(RSD)의 대표다. 전 세계를 순회하며 픽업 기술을 가르치는 그의 1인당 수강료는 2000달러(한화 약 22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강의 내용이다. 블랑은 “여성을 꼬드기려면 ‘권력과 통제’를 활용하라”며 “여성의 자존감 낮추기, 죄책감 유발과 같은 정서적 학대도 여성을 손에 넣는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학대를 가볍게 여기라’라거나 ‘소외감과 공포감을 이용하라’ ‘책임을 전가하라’라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는 블랑이 이같은 주제로 강연을 하거나 일본 도쿄 거리에서 동양인 여성들을 성희롱하는 모습이 다수 올라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측은 “블랑이 일본에 들렀다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한국에서 세미나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에 블랑의 입국 금지를 청원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남성들에게 여성을 향한 폭력·학대, 심지어 강간 방법과 비도덕, 인종차별적, 남녀차별적, 나아가 불법 행위를 가르치는 블랑의 입국을 금지하라”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요청했다.

이 청원글에는 전날인 15일 오후까지 6만50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이에 법무부는 블랑을 입국금지 조치할 수 있는지 관련 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외국인을 법무부 장관이 입국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블랑에 대한 입국 금지 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호주와 일본·영국 등에서 이미 비슷한 움직임이 벌어졌다. 이달 초 호주에서는 블랑의 입국 소식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호주 정부가 입국 하루 만에 비자를 말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11월 중순 세미나 개최가 예정된 일본 역시 5만여 넘는 일본인 네티즌들이 도쿄 입국관리국에 블랑의 입국 거부를 요청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블랑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담소 관계자는 “말이 픽업아티스트지 실제로는 여성 혐오적인 시각과 성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픽업아티스트란 이름으로 잘못된 내용의 연애 코치 등을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제재 등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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