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내거] 최시원, ‘똘기자’ 아닌 ‘식스맨’ 뽑혔다면?

[이 형 내거] 최시원, ‘똘기자’ 아닌 ‘식스맨’ 뽑혔다면?

기사승인 2015-11-11 09:00:55
최시원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똘기자’ ‘포춘쿠키’ 잠시만 안녕!

세상의 수많은 혜진이를 웃고 울렸던 MBC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가 11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허전함 보다 더 큰 아쉬움이 생겼는데, 극 중 ‘똘기자’로 연기에 물이 오른 최시원이 드라마 종영과 함께 군 입대를 하는 것. 배우로서의 매력을 이제야 제대로 보여줄 참에 잠시 대중과 멀어져야 하는 것이 한없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녀는 예뻤다’는 통통 튀는 캐릭터들의 향연이었다. 뽀글머리에 주근깨 폭탄을 맞은 김혜진(황정음), 뚱뚱했던 어린시절을 뒤로하고 세련된 뉴요커 출신 잡지 편집장으로 변신한 지성준(박서준), 절친 혜진의 첫사랑 성준을 사랑하게 된 호텔리어 민하리(고준희) 등의 주연배우들을 비롯해 황석정 안세하 박유환 신혜선 등 조연들까지 드라마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이렇게 쟁쟁한 배우들 가운데 최시원은 주눅 들지 않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드라마의 가장 큰 수혜자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슈퍼주니어의 멤버로 그룹의 ‘얼굴 마담’이었던 최시원이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입지 또한 완벽히 굳힌 것이다.

왜 이제야 이런 캐릭터를 만났나 싶을 정도로 그는 완벽한 맞춤옷을 입었다. 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한 능글맞음으로 짝사랑하는 혜진에게 장난을 치지만, 진지할 때면 한없이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는 반전매력을 지닌 김신혁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최시원만의 다채로운 표정과 코믹 연기는 드라마의 웃음 포인트 주축을 담당했다. 특히 배우 전도연 저리가라 하는 특유의 코찡긋 웃음과 식스팩 복근은 뭇 여성시청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최시원은 연기자로 먼저 데뷔했지만 빛을 보진 못했다.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 ‘열여덟 열아홉’ ‘봄의 왈츠’ ‘드라마의 제왕’ 및 외화 ‘묵공’ ‘드래곤 블레이드’ ‘적도’ 등을 통해 꾸준히 연기자로서 활동을 해왔으나 존재감이 미미했던 게 사실. 오히려 예능에서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그 어느 예능프로그램에서 본 적 없었던 ‘미국식 제스처’로 웃음을 주는가 하면, MBC ‘무한도전’의 여섯 번째 멤버를 뽑는 ‘식스맨’ 프로젝트에서는 민망한 ‘포춘 쿠키’ 포즈로 남성미를 뽐냈다. 한편으론 ‘식스맨’에 탈락해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든다. 최시원이 ‘식스맨’에 뽑혔다면 ‘그녀는 예뻤다’의 김신혁을 못 만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최시원은 ‘그녀는 예뻤다’로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인 최초로 트위터 팔로워 50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까지 세웠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펼치던 최시원은 아쉽게도 곧 팬들 곁을 떠난다. 그가 부재할 2년의 시간은 허전하겠지만, 이제라도 배우로서의 최시원을 확실하게 각인 시키고 떠나 참 다행이다. 2년 후의 최시원의 모습이 더 궁금해진다. hye@kmib.co.kr

코너명 : 자랑할 이?, 형 형兄, 어찌 내奈, 횃불 거炬. '어둠 속 횃불같이 빛나는 이 형(혹은 오빠, 언니)을 어찌 자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뜻으로, '이 오빠 내 거'라는 사심이 담겨있지 않다 할 수 없는 코너명.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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