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총알 세례 속 ‘엄마의 본능’은 감싸안는 것이었다…‘인간 방패’로 아들 살린 프랑스母

[파리 테러] 총알 세례 속 ‘엄마의 본능’은 감싸안는 것이었다…‘인간 방패’로 아들 살린 프랑스母

기사승인 2015-11-20 00:13:55
파리시민들이 바타클랑 극장 인근에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BBNews = News1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테러 당시 범인들의 총기 난사·인질극으로 89명이 사망한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

참혹한 테러현장을 수습하던 구급대원들은 중년과 노년 여성의 시체 아래 깔려 있던 피투성이 남자 아이를 발견하고 급히 병원으로 옮겼다. 이제 5세 밖에 안 된 이 아이의 피는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 최후의 순간까지 아들을 지키려 한 어머니와 할머니가 흘린 피였다.

테러범들이 총기를 난사했을 때 칠레 국적의 엘사 델플라스(35)는 5살배기 아들 루이, 어머니 파트리시아 산 마르틴(61)과 함께 그곳에 있었다.

제정신을 차리기도 힘든 아비규환의 현장. 델플라스와 산 마르틴의 ‘본능’은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 루이를 감싸 안는 것이었다. 델플라스와 산 마르틴은 총알 세례 속에 그 자리에서 숨졌고, 루이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품 속에서 살아남았다.

델플라스의 친구는 18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델플라스에게 빛과 같은 존재였던 루이는 델플라스와 함께 있었다. 루이는 아들을 보호하려 한 델플라스의 피를 덮어쓴 채 병원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고 데일리메일 등이 전했다.

이어 “델플라스는 기쁨을 주는 사람이었다. 힘들 때도 항상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봉사활동과 문화예술계에서 일했고 첼로를 기막히게 연주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델플라스는 언제나 타인의 권익을 신경 썼고 불의에 저항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독재로 칠레를 떠났던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세상을 떠난 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기렸다.

산 마르틴은 칠레 사회당 당원으로 주(駐)멕시코 칠레 대사의 조카딸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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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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