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중필씨 사건 당시 여자친구 “패터슨 실제로 못 보겠다”…19일 비공개 증인신문

故 조중필씨 사건 당시 여자친구 “패터슨 실제로 못 보겠다”…19일 비공개 증인신문

기사승인 2015-11-20 00:15:56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이 피해자 고(故) 조중필(당시 22세)씨가 살해당할 때 여자친구였던 김모씨가 19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아서 존 패터슨(36·당시 18세)에 대한 공판에서 ‘비공개’ 증인 신문을 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이 자신의 신변이 노출되는 걸 걱정하고 있다. 증인보호신청서에 피고인(패터슨)을 실제로 보는 것도 공포스럽다고 기재했다”며 취재진을 포함한 방청객을 퇴정시켰다.

김씨는 증인신문에서 “사건 이후 시간이 너무 오래돼 조씨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 가방을 맸었는지 등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당시 자신은 햄버거 가게에 들어간 후 주문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고, 이때 조씨가 화장실을 갔다고도 증언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에 일어났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고(故) 조중필(당시 22세·대학생)씨가 흉기에 마구 찔린 참혹한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됐고, 검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와 미 군속의 아들인 혼혈 미국인 패터슨 중 에드워드 리가 조씨를 찔렀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패터슨은 흉기소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해 10월 1심 재판부는 에드워드 리에게 무기징역을, 패터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고 이듬해 1월 항소심 재판부는 에드워드 리에게 징역 20년을, 패터슨에게 장기 1년6개월·단기 1년의 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1998년 4월 에드워드 리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1999년 9월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은 “리는 범인이 아닌 목격자로 추정된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검찰은 뒤늦게 패터슨을 진범으로 지목하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패터슨은 1998년 8·15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후 1999년 8월 당국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부는 패터슨에 대해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2011년 5월 패터슨이 미국에서 체포되자 검찰은 그를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기소했고, 이듬해 미국 법원의 범죄인 인도 허가 결정으로 최근 패터슨이 입국해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8년, 패터슨이 출국한 지 16년 만이다.

한편 국내에서 변호사를 선임한 패터슨은 여전히 자신이 목격자이고 에드워드 리가 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fero@kukimedia.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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